[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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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영화산업이 최대 위기에 처했다. 국내 멀티플렉스가 쥐고 있던 영화산업의 주도권이 넷플릭스로 넘어가고 있어서다. 

국내 직영점을 3년 내 30%로 줄이고 비수익 자산을 매각하는 등 극단적인 자구책을 마련하는 CGV는 앞선 18일 영화 관람료를 1000원 인상하고 좌석 차등제를 폐지했다. 

주중과 주말에 맞춰 상영관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부동산 등 비효율 자산을 매각하는 등 자구책도 있다.

당장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는 인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지만 업계 1위 CGV가 관람료를 올린 만큼 이를 외면하기 어렵다. 

롯데시네마를 운영하는 롯데컬처웍스 측은 “현재 영화 시장 전반이 침체된 상황에서 영화관의 어려움이 장기화하고 있다”며 “이미 운영시간 조장 및 일부 영화관의 휴관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자 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메가박스는 “코로나19로 인해 매출에 영향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며 “해결 방안으로 관련요금체계 변경 외 여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멀티플렉스 3사가 관람료를 일제히 인상할 경우 주말 기준 영화 관람료는 최대 1만2000~1만3000원이다. 멀티플렉스 입장에서는 요금인상이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코로나19로 넷플릭스에 관객을 빼앗긴 입장에서 되레 악재가 될 수 있다.

넷플릭스 스탠다드 요금제는 월 1만2000원으로 HD 화질의 콘텐츠를 최대 2개 기기에서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 여기에 2500원 더한 프리미엄 요금제는 UHD 화질 콘텐츠를 제공하고 최대 4명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다. 1인 접속이 가능한 베이식 요금제는 월 9500원에 이용 가능하다. 

국내 진출을 계획하는 디즈니플러스는 넷플릭스와 비슷하거나 저렴한 요금제를 마련할 할 계획이다. 

영사·음향시설과 상영 공간 등을 감안하면 요금 차이는 불가피하다. 다만 최신 영화를 가장 빠르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사실상 사라진 만큼 관람료 인상에 따른 반발도 무시할 수 없다. 

넷플릭스 메인화면.
넷플릭스 메인화면.

그동안 극장가는 할리우드 대작들이 잇달아 내년으로 개봉을 연기한 상황에서 한국영화 개봉작과 특별전, 기획전으로 상영관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올해 초 ‘사냥의 시간’이 넷플릭스로 넘어간데 이어 ‘콜’, ‘낙원의 밤’, ‘승리호’ 등 개봉을 미룬 한국영화 기대작들이 잇달아 넷플릭스 공개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여름시즌 텐트폴 영화로 언급된 ‘승리호’가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경우 한국영화의 넷플릭스 공개는 줄을 이을 것으로 보인다. 극장 개봉 당시 190만명 관객을 동원한 ‘#살아있다’가 넷플릭스 공개 후 글로벌 1위를 기록한 점도 영화 배급사 측에 매력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아이맥스나 4DX 등 특별관만이 가진 장점도 있지만 이들 상영관에 걸 대작영화가 마땅치 않다. 실제로 최근 CGV 4DX관이나 아이맥스관에는 해당 포맷이 아닌 영화들이 잇달아 상영되고 있다. 

보건당국에서는 코로나19 영향이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대형 영화들이 넷플릭스 공개를 검토하는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동안 극장 공개 후 VOD 서비스로 넘어갔던 영화배급 구조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이유다. 

영화계 관계자는 “통상 극장 개봉 후 4주 홀드백 기간을 가진 뒤 VOD 서비스로 넘어갔다. 그러나 신작 영화가 부재한 상황에서 극장이 여러 방법으로 자구책을 강구한다면 넷플릭스와 홀드백 기간을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CGV, 롯데시네마 등은 넷플릭스와 오리지널 영화 극장 개봉을 두고 협의했으나 홀드백 기간에서 이견차를 좁히지 못해 협의가 무산됐다. 메가박스는 지난해 10일의 홀드백 기간을 두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를 극장 개봉하는 데 합의했다. 

당장 CGV, 롯데시네마와는 협의가 무산됐지만 OTT 입장에서는 극장이 가진 영사시설을 통해 콘텐츠를 공개하는 효과가 큰 만큼 관련 앞으로 협의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CGV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넷플릭스, 유튜브 등과 협의해 영화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CGV는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십 코리아(LCK) 결승전이나 오페라 공연 등 영화가 아닌 다양한 콘텐츠를 극장에서 공개한 바 있다. 또 유튜브 인기 콘텐츠인 ‘가짜사나이’ 극장판을 제작하기로 했으나 최근 논란 이후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시네마의 경우 TV프로그램 ‘미스터트롯’ 극장판을 개봉하는 등 다큐멘터리 콘텐츠를 적극 활용해 관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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