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샤 명동 매장 [사진=이지혜 기자]
미샤 명동 매장 [사진=이뉴스투데이 DB]

[이뉴스투데이 김보연 기자] 화장품업계가 공격적인 온라인 사업 확장으로 기존 가맹점을 차별·외면해 가맹점의 매출 하락과 줄폐점이 발생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권태용 미샤가맹점주혐의회장은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영사인 에이블씨앤씨가 다른 공급 가격으로 온라인몰과 가맹점을 차별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코로나 여파도 있지만, 본사가 가맹점보다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온라인에 제품을 공급해 매출에 타격을 입은 면도 있다”며 “가맹본사가 가맹점주와 다른 거래처를 가격이나 프로모션에서 차별해 피해를 주지 못하도록 관련 법을 제정해달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와 관련 조정열 에이블씨엔씨 대표는 “온라인에 공급가가 다르다는 말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급가 할인 등을 감안하면 가맹점주에게 공급되는 상품 가격이 유의미하게 낮다”고 반박했다.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근 20개월 동안(2018년 말부터 올해 8월까지) 아리따움·이니스프리·에뛰드 등 아모레퍼시픽의 가맹점 중 661곳이 문을 닫았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가맹점의 줄폐업이 아모레퍼시픽의 온라인 시장 집중 전략에 기인한 것이라 주장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지난해 전사적 디지털화를 선언하고 이커머스와 헬스앤뷰티(H&B) 스토어에 제품 납품 확대 등 공격적인 온라인 중심 경영을 한 뒤로 가맹점 사업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매장 [사진=이뉴스투데이]
아모레퍼시픽 이니스프리 매장 [사진=이뉴스투데이DB]

유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말 아모레퍼시픽에서 운영하는 화장품 가맹사업체 3곳(아리따움·이니스프리·에뛰드하우스) 가맹점 수는 2257개로 전체 화장품 가맹점의 61%를 차지했다.

하지만 올해 8월 이 3곳의 가맹점 수는 1596개로 감소했다. 최근 20개월 사이 70%나 줄어든 것이다.

또 올해 8월 아모레퍼시픽의 채널별 매출 현황을 보면 아리따움 가맹점은 전체의 63%를 차지하고, 나머지 37%는 쿠팡 등 이커머스와 CJ올리브영 매장에서 발생했다. 가맹점에 공급되어야 할 제품 37%가 가맹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 판매된 것이다.

유 의원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점과 온라인시장 간에 분명한 원칙과 새로운 질서를 수립해야 한다”며 화장품 가맹점을 위한 표준계약서 도입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유통환경이 많이 변했고 코로나19 악재까지 더해져 가맹점주들도 어려운 상황이지만 본부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본부와 가맹점주 모두가 잘 될 수 있게 화장품가맹점연합회와 충분한 논의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온라인 시장 판매 이익이 점주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제도를 운영 중이고 더 나은 제도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모레퍼시픽은 코로나19가 확산된 3월부터 가맹점과 상생하기 위해 32억원 규모로 제품을 특별 환입하고, 거래처 판촉물 지원·수금제도 변경 등 20억원을 지원한 바 있다. 이외에도 가맹점에 마스크와 손소독제 등 개인 위생용품을 무상 지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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