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인기 모바일 RPG ‘바람의나라:연’의 일부 헤비 유저들이 확률형 뽑기 아이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사진=고선호 기자]
넥슨의 인기 모바일 RPG ‘바람의나라:연’의 일부 ‘헤비 유저’들이 확률형 뽑기 아이템에 대한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사진=고선호 기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넥슨의 인기 모바일 RPG ‘바람의나라:연’이 고과금 유저들에 대한 비정상적인 대응을 보이며 또 다시 확률성 아이템으로 인한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적게는 3000만원부터 많게는 수 억원대까지 과금을 통해 ‘뽑기’ 상품을 구매한 일부 유저들을 중심으로 확률 조작 의혹이 제기된 것은 물론 게임사 측이 기존 과금 이용자들의 피해를 고려하지 않은 주먹구구식 대책을 내놓으면서 사태가 격화되고 있다.

18일 넥슨에 따르면 최근 시스템 업데이트를 통해 전설 등급 합성에 실패했을 경우 ‘환수 합성 점수’를 지급하는 ‘천장’ 시스템을 도입했다.

‘천장’ 시스템은 많은 과금에도 불구하고 아이템 획득에 실패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과금액이나 뽑기 횟수가 일정 기준치에 달하면 원하는 아이템을 하나 선택할 수 있게 해주는 확정 교환권 등을 지급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식이다.

새롭게 도입된 ‘천장’ 시스템의 핵심인 ‘환수 합성 점수’. [사진=넥슨]
새롭게 도입된 ‘천장’ 시스템의 핵심인 ‘환수 합성 점수’. [사진=넥슨]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시스템 개선 이전부터 ‘환수 뽑기’ 상품에 대한 문제들이 지속적으로 지적돼 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번 ‘천장’ 시스템 도입을 계기로 소액 과금 이용자들이 아닌 적게는 3000만원부터 많게는 3억원까지 많은 비용을 투자한 ‘헤비 유저’들이 사태 전면에 나서면서 그동안의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제보자 A씨 주장에 따르면 ‘환수 뽑기’ 상품 구매 과정에서 아이템, 즉 환수를 뽑는 과정 중 룰렛이 돌아가는 이미지에서조차 전설 등급이 나오지 않았다.

A씨는 “연이은 뽑기 상품 구매에도 관련 상품 내 전설 등급의 아이템(환수)이 나오지 않은 것은 물론이고 룰렛 이미지에서조차 전설 등급 아이템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나뿐만 아니라 같이 게임을 하는 유저들 역시 같은 피해를 봤기 때문에 뽑기 확률 조작이 의심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해당 게임의 유저들 사이에서는 전설 등급 환수 획득을 위해서는 최소 억 단위 과금이 필수적이라는 게 기정사실화 돼 있다.

게임 내 ‘12지신’ 변신환수보다 높은 보물 등급의 ‘진(眞) 12지신’ 변신환수 상품의 경우 0.025%에서 0.015%라는 극악의 확률을 보인다.

여기에 이러한 ‘진 12지신’ 변신환수를 합성해야 얻을 수 있는 전설 등급의 환수는 별도로 공개된 확률은 없으나, 해당 상품을 보유한 유저들에 따르면 약 1억원을 과금했을 때 2개 정도의 성공 확률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제보자의 경우 억 단위 과금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진 12지신’ 변신환수의 합성을 시도했음에도 단 한 차례도 획득하지 못했다.

이에 그는 ‘바람의나라:연’의 운영사인 넥슨 측에 문의했지만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 “정해진 각 확률에 의해서 진행된다”는 답변밖에 받지 못했다.

논란은 천장 시스템 도입으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이번 패치의 핵심은 전설 등급 환수 획득을 위한 합성에 실패할 경우 합성 점수를 지급하는 것으로, 도입 이후뿐만 아니라 이전 과금 유저에 대해서도 소급 적용이 이뤄졌다.

하지만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한 상황이다.

우선 전설 등급 환수를 얻지 못한 유저들은 소급 적용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급 적용되는 ‘환수 합성 점수’의 최대치는 2400점으로, 이전 시도횟수에 따라 이를 초과해 받게 되더라도 1회 전설 등급 환수를 획득한 이후에는 잔여 점수가 소멸된다.

‘바람의나라:연’ 운영진이 커뮤니티에 게시한 패치노트. 해당 게시물에서 잔여 점수의 초기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넥슨]
‘바람의나라:연’ 운영진이 커뮤니티에 게시한 패치노트. 해당 게시물에서 잔여 점수의 초기화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사진=넥슨]

말 그대로 몇 억원을 투자했더라도 실제 사용할 수 있는 점수는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해당 환수를 획득한 유저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들은 천장 시스템의 도입은 기존 아이템의 시장가치를 떨어뜨리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희소성과 획득 난이도에 따라 가격과 가치가 매겨지는 게임 아이템의 특성상 기존 획득 유저들을 무시한 처사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넥슨 관계자는 “보물 환수의 합성에 대한 불만과 스트레스가 많은 점을 각종 SNS, 커뮤니티에서 그간 확인했다”며 “내부적으로 수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면밀히 데이터를 검증하고 보물환수 합성에 천장 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논란으로 인한 헤비 유저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이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과금 문제로 인해 게임을 접겠다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본인뿐만 아니라 동료 유저들의 이탈까지 유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일부 유저들의 경우 넥슨 측의 이번 조치 및 확률 조작 의혹과 관련해 집단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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