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비건을지향하는모든사람들' 회원들이 돼지 얼굴을 본딴 마스크를 쓰고 포대에 들어가 비건(고기, 난류, 유제품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것)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비건을지향하는모든사람들' 회원들이 돼지 얼굴을 본딴 마스크를 쓰고 포대에 들어가 비건(고기, 난류, 유제품 등 모든 동물성 식품을 거부하는 것) 채식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식품업계가 채식 간편식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아직 채식 문화가 해외만큼 뿌리내리진 않았지만 최근 젊은층 중심으로 의식적 소비를 하고자 하는 채식인구가 늘면서 향후 성장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채식주의자는 200만명이다. 10만명으로 집계됐던 2008년에 비해 10년 만에 15배 늘어난 수치다.

기존에는 주로 종교·건강 등 이유로 채식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최근 몇 년간 단순한 식습관 개선 차원을 넘어 동물복지·환경보호 등 사회적 가치를 중시하는 윤리적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채식이 대중화되고 있다.

​전 세계 채식인구는 1억8000만명으로, 채식 소비 증가는 이미 세계적 추세다. 작년 미국 채식 식품 시장 규모는 45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국내 채식 식품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이에 유통‧식품업계는 해당 시장 선점을 위해 선제적 투자를 조심스럽게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마트는 지난 2일부터 21개 점포에서 채식주의존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아직은 국내 채식 문화가 해외만큼 뿌리내리지는 않은 만큼, 우선 테스트 차원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일부 점포에서 먼저 운영하면서 매출 추이와 실적을 살펴보고 향후 확대 여부와 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해외에서는 채식이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고, 국내에서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만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뚜기는 작년 채식 라면을 출시한데 이어 최근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은 만두, 볶음밥 등 채식 간편식을 선보이며 라인업을 강화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현재 국내에서 큰 시장은 아니기 때문에 이마트 채식주의존에 먼저 입점해 반응을 보는 단계이며, 향후 소비자 반응과 니즈에 따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가정간편식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장하면서 덩달아 채식 간편식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롯데푸드]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제로미트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사진은 제로미트 베지함박 오리지널과 매쉬드 포테이토. [사진=롯데푸드]

롯데푸드는 식물성 대체육류 브랜드 제로미트 라인업을 확장하며 대체육류 시장 선점에 나섰다.

롯데푸드에 따르면 지난 7월 제로미트 기존 제품 리뉴얼과 신제품 출시로 라인업을 확대하면서 매출량이 전월(1~6월) 평균 대비 2.5배 오르기도 했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소비자 조사에서 채식을 하는 분들이 베지테리언 푸드를 판매하는 곳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겪는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앞으로 계속해서 의식적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해당 시장을 꾸준히 개척해 나간다는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꼭 채식주의자가 아니더라도 식물성 대체육류를 경험해보고 싶은 고객들이 더욱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판매 채널을 넓혀가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조대림도 육류를 일체 사용하지 않고 순식물성 단백질로만 구성된 만두를 내놨다. 국내 만두 유통사로는 최초로 한국비건인증원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비건만두다.

사조대림 관계자는 “앞으로 더 다양한 채식 관련 제품을 선보여 채식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비건인증이란 한국비건인증원이 동물 유해 원재료를 사용하거나 이용하지 않고, 교차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며, 제품에 동물실험을 하지 않는 식품을 기준으로 부여하는 인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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