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달러 쉐이브 클럽 홈페이지]
면도날과 면도용품을 정기 배송해주는 미국 스타트업 달러쉐이브클럽 제품 이미지. [사진=달러쉐이브클럽 유튜브]

[이뉴스투데이 신하연 기자] “OO도 구독하세요.”

기존 신문이나 우유 배달 서비스는 잊어라. 생활경제에 깊숙이 침투하기 시작한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얘기다.

이해하기 어려운가. OTT(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의 강자인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프리미엄 멤버십 기준 매달 1만4000원이 자동 결제되고 넷플릭스 내 각종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구독경제 영역은 제한이 없다. 샐러드, 전통주, 과자박스, 캡슐커피 등 식음료와 꽃, 면도날, 화장품, 여성 속옷, 액세서리, 반려동물 용품, 세탁서비스, 심지어 자동차에도 적용될 정도로 구독경제 열풍이 거세다.

소비자 입장에선 ‘구매’ 부담을 줄이는 대신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면서도 편리하고 간편하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양한 고객 니즈를 반영하는 구독서비스는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구독서비스 영역은 블루오션이다. 일회성 판매보다 반복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고, 수요를 예측해 계획에 반영할 수 있다. 소비자와의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유연하게 상품도 개발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시작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비대면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구독경제 영역도 커질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한국의 20~40대 소비층의 구독 서비스 이용률이 70%를 넘어섰다. 30대 기준으로 보면 △음악 서비스(76%) △영화(59%) △만화·도서(35%)를 사용하고 있으며 1명당 2~3개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구독경제 열풍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스위스 투자은행 크리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전 세계 구독경제 시장규모는 2000년 2150억 달러에서 2016년 4200억 달러로 상승했고, 올해는 5300억 달러 규모로의 성장이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3년 정기구독 서비스 영역에 전 세계 기업의 75%가 참여할 전망이다.

다만 구독경제 열풍 이면엔 부작용도 도사리고 있고, 벌써부터 ‘구독 피로’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지만, 상당수가 무의식중에 지속적인 지출로 인한 ‘가랑비에 옷 젖는’ 누수 소비를 인식하지도 못한다.

모르는 항목에 대한 비용 낭비나 불필요한 소비도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반려동물 용품 구독 서비스를 반년 가까이 이용하고 있는 김주한(남·31)씨는 “마음에 드는 상품이 올 때는 좋지만 반려견 기호에 맞지 않거나 흥미를 보이지 않는 상품은 손이 잘 안간다”라면서 “매번 시간과 발품을 들여 상품을 고르고 직접 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편하지만 가끔은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신청은 쉽지만 막상 해지를 하려고 하면 복잡하고 어려운 업체도 있다. 해지 문의를 위한 해당 부서는 하루 종일 전화 연결이 어렵고, 어렵사리 연결이 되더라도 딴소리를 이어나간다던가, 다른 담당자로 연결을 반복하는 등 고객을 지치게 만들어 포기하게끔 유도하는 일명 ‘통신사 꼼수’를 부리는 곳도 있다.

실제로 어느 맘카페에서는 “유아용 교육 책을 몇 달간 구독하다가 해지하려고 하는데 해지 연결 번호로는 수십 통을 걸어도 안 받다가 구독 문의 연결 번호로 전화하니 바로 받아 어이가 없었다”는 글이 다수 올라와 있었다.

한 소비자는 “전화 연결 이후에도 상담원 설득을 한참 듣다가 제발 해지해달라고 애걸복걸하니 그제서야 해지 신청을 해줬다”면서 “분명 여기서 넘어가거나 지쳐서 포기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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