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은행 스마트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동학개미들이 지켜낸 증권시장이 유래 없는 복원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달러 강세에 따른 자본유출은 막기는 불가능해 보인다.

코스피지수는 4일 장중 2190선을 넘어서며 전장 대비 4.18포인트(0.19%) 오른 2151.18로 마쳤다.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한때 1430선까지 곤두박질쳤던 지수가 3개월여 만에 저점 대비 약 50%를 회복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해 각국의 중앙은행이 일제히 양적완화 정책을 펼치며 단기적 유동성이 넘쳐흐르는 가운데, 주가가 일정수준 회복하면 주식을 털고 떠날 줄 알았지만 끝내 버텨준 동학개미들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제재 발표에 지수 급락이 예상됐던 지난 1일에도 기관과 외국인은 427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날도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2980억원, 458억원을 순매수, 개인은 3347억원을 팔았다. 

유래 없는 상승장이 전개되면서 자본유입이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경제 전문가들은 이는 실물경제와 무관한 랠리로 보고 있다. 특히 한국이 기축통화국이 아니기 때문에 증시에서 잭팟이 터지더라도 달러 강세로 인한 자본유출은 꾸준히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단기적으론 원화가 강세를 띌 수 있다. 코스피가 30포인트 급등한 지난 1일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3.5원 내린 1225.0원에 마감했다. 그럼에도 이날 원·달러 환율은 1.9원 상승에도 1218.7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결국 지난 1~5월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평균 6% 가량 약세를 보였다. 

국제금융협회(Institute of International Finance) 신흥국 주식·채권시장 동향에 따르면 달러 대비 통화가치가 떨어진 1~5월 외국인은 약 970억달러(118조원) 상당의 자본을 빼갔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 4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자금은 43억2000만달러 순유출했다. 지난달 평균 원·달러 환율(1224.42원)을 적용하면 약 5조3000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금투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보다 아무리 유리한 상황이라고 해도 기축통화인 달러를 이겨낼 통화는 없다"며 "달러에 대한 원화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는 동시에 자본유출이 진행되는 것을 간과하다간 큰 낭패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주식과 채권시장은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비기축통화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채권시장에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은 낮고, 글로벌 내에서 한국 채권시장의 지위는 높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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