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없이 비대면 산업 육성도 없다”

[이뉴스투데이 전종보 기자] 비대면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지원과 함께 기업규제를 완화해야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3일 전경련이 개최한 ‘포스트코로나 시대 산업 트렌드 전망 세미나’에서 개회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언택트 산업의 세계 표준을 선도하기 위해 기업규제를 혁신하고 과감하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 주제 발표를 맡은 곽노성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자리·교육·의료 산업 변화와 제조·유통 등 미래 산업 트렌드에 대해 전망했다.

곽 교수는 현 상황을 ‘초가속 시대’로 표현하며 “4차 산업혁명과 언택트 산업을 선도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우리나라도 고품질 에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대기업 참여를 유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비대면 의료 분야 패널로 참가한 권순만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비대면 진료 합법화를 통해 환자의 진료 접근성을 높여줄 것을 당부했다.

권 교수는 “외국과 달리 한국만 비대면 진료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비대면 의료기기 도입에 대한 협회·시민단체 반발도 거세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19 사태처럼 의사를 대면할 수 없는 경우 이 같은 규제가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며 “비대면 의료를 산업화 관점에서 전망하기보다 환자가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경험하고 선택할 수 있는 기회부터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 산업의 경우 AI, VR, 라이브 커머스 등 오프라인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접할 수 있는 기술들이 많지만 규제에 부딪혀 테스트·실행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코로나19로 온라인 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면서 급격히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왔지만 규제문제로 제한점이 많다”며 “기술을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하는데 현재는 우선 규제를 하고 기업이 이를 극복해야하는 방식이다. 때문에 기업들의 성장이나 혁신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비대면 교육 분야 패널로 참가한 장혜승 한국교육개발원 디지털교육센터 이러닝팀장은 “비대면 교육의 품질과 저작권 이슈 등을 고려했을 때 교사나 수업 등 교육 콘텐츠 경쟁력을 높여야 할 것”이라며 “교육의 경우 타 비대면 산업에 비해 아직 외국에 앞서고 있다. 일부 문제점을 해결한다면 비대면 교육을 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직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비대면산업육성팀장은 이 같은 의견들에 대해 “규제완화 등 정책 개선에 대해서는 정부도 공감하고 있으며 개선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라며 “급진적으로 변화하기 어렵지만 시민단체·협회와 간극을 좁혀가며 단계적으로 개선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팀장은 또 “우리나라가 ICT강국이 되고 K방역의 글로벌 기준이 된 것처럼 비대면 산업이 글로벌 표준이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