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규제 전문가들 가운데 다수는 WHO가 전자담배를 포함한 일괄 규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담배 규제 전문가들 가운데 다수는 WHO가 전자담배를 포함한 일괄 규제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사진=이지혜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5월 31일 ‘세계 금연의 날’을 전후해 전세계 담배 정책 전문가와 과학자, 의학자가 WHO(세계보건기구)의 금연정책을 일부 비판하는 내용을 쏟아냈다. 이는 WHO가 전자담배를 포함한 모든 종류 담배 제품을 강력하게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데 기인한다.

우선 데이비드 아브람스 뉴욕대학교 공중보건대학 교수는 “WHO는 지속적으로 전자담배를 비롯한 니코틴 함유 제품을 전면 금지하고 극단적인 규제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일반 연초 담배를 구하기 쉬운 현실에 덜 유해한 대안제품을 금지하는 움직임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담배회사에게 책임을 묻는 판결을 이끈 소송으로 유명한 변호사 톰 밀러는 최근 “WHO가 생명을 구하고 질병을 줄여야한다는 사명을 잊어버린 것만 같다”며 “일반 연초보다 위해성이 감소된 제품이 담배로 인한 조기사망률을 감소시키고 관련 질병을 줄일 수 있다. 위해성 감소 제품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합리적이고 현명하게 규제한다면 가능한 일이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 흡연자를 위한 대안으로써 전자담배 활용안에 대해 주장하는 전문가도 있다.

티키 판게스투 싱가포르 국립대학교 리콴유 대학 초빙교수 “WHO 연구정책부 부장을 지낸 경험을 말하자면 지난 2000년 WHO가 담배규제기본협약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목표는 분명했다. 그것은 바로 전 세계적 고민인 흡연 관련 질환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며 “전세계에는 10억명의 흡연자가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질병과 조기 사망을 피하고 싶어한다. 꽉 막힌 사고방식과 실행 불가능한 정책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흡연자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안을 함께 검토해야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는 세계 금연의 날을 맞아 전자담배를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근거로 ‘담배 회사의 유혹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고 청소년의 담배 및 니코틴 사용을 방지하자’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여기에서는 ‘전세계적으로 13~15세 청소년 4400만명이 흡연자이며, 39개국에서 이 연령대 청소년 90%가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등 청소년 흡연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어 강력히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전문가들은 청소년 흡연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겠고, 아울러 성인 흡연자들을 위한 대책 마련도 모색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영국 흡연 및 음주연구센터 소장이기도 한 존 브리튼 노팅엄 대학교 역학 교수는 “WHO가 흡연 관련 질병 감소라는 목표를 달성하려면 니코틴을 끊지 못하거나 끊을 의지가 없는 흡연자들에 대해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으며, 2010년 등장한 담배 연기 없는 비연소 제품이 바로 이러한 전략적 선택을 가능하게 해준다”며 “위해성 감소 개념을 반대하는 WHO의 극단적인 태도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금연운동가이자 캐나다 오타와 대학교 보건법, 정책, 윤리 센터 데이비드 스웨너 교수는 “WHO는 베이핑 제품을 거대 담배 산업 책략의 일부로 취급하고 있으며,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기술 진입을 막음으로써 기존 궐련형 담배 과점을 보호해 이들의 이익을 지켜주는 결과를 낳을 뿐이 아닌가”하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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