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군청 전경. [사진=신안군]
신안군청 전경. [사진=신안군]

[이뉴스투데이 광주전남취재본부 신영삼 기자]‘1년 전 신안군의 선택이 옳았다’는 신안군의 황당한 주장이 빈축을 사고 있다.

전남 신안군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1년전 추진했던 황금바둑판 제작 사업이 중단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인상된 금값 덕에 ‘금테크’에 성공해 열악한 군 재정에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자료에서 “1년이 지난 지금 금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40억 가까운 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는 아쉬움이 터져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안군은 가로 42cm, 세로 45cm, 순금 189kg의 황금 바둑판을 제작하기로 하고, 지난해 6월 3일 ‘신안군 황금바둑판 조성 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를 입법 예고했다.

당시 순금 한돈 시세는 21만원으로, 총 108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열악한 재정을 고려하거나, 상징성이 떨어지는 황금바둑판 제작이 혈세 낭비라는 지적 등 부정적인 여론이 높아지면서 결국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신안군의 이날 보도자료는 지난해 계획대로 황금바둑판을 만들었다면 40억 원에 가까운 시세차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그러나 이같은 신안군의 주장에 대해 ‘지극히 황당한 발상’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신안군이 보도자료에서 “황금바둑판은 신안군에서 열리는 각종 바둑대회에 전시하고 기념관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추진했던 사업”이라고 사업 취지를 밝혔다. 판매를 통한 수익창출이 아니라 전시가 목적이라는 점을 밝혀놓고도, 이를 재테크의 수단으로 평가하는 앞 뒤가 맞지 않는 주장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사업계획이 발표됐을 당시 '이세돌의 고향이라는 점을 활용해 바둑을 통한 신안군 홍보가 목적이라면, 굳이 황금바둑판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냐?'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의미 없는 ‘황금바둑판’을 만들기 보다 이세돌 9단이 프로데뷔전에서 사용했던 바둑판이나, 인공지능로봇과 대국을 펼쳤던 바둑판을 찾아 전시하는 것이 훨신 더 의미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또, 인근 함평군의 황금박쥐 도난미수 사건으로 황금으로 제작된 박쥐가 이슈가 되면서 나온 이야기라, ‘의미’보다는 ‘이슈’에 휩쓸려 급조된 아이템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한 주민은 “지방재정이 걱정된다면 황금장사를 할 것이 아니라 지역에서 나는 소금이나 열심히 팔 궁리를 하라”고 꼬집었다.

신안군의 이날 보도자료는 1년 전 사업을 중단시킨 주민들의 뜻이 ‘열악한 재정’보다는 ‘의미가 부족한 사업’이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아직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이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