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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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가계 빚이 올해 1분기 161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로나19로 카드 소비가 줄어들며 증가 폭은 직전 분기보다 완화됐지만 주택담보대출 등은 여전히 빠른 증가세다. 여기에 정부의 대출지원으로 인한 다중 채무가 몸집을 불리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중 가계신용(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카드사 판매신용 잔액) 통계'에 따르면 1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611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조원 증가했다. 이는 작년 4분기(27조7000억원)보다 증가폭이 완화된 수치다. 한은 측은 “가계대출은 여전히 빠른 증가 속도를 유지했지만, 카드 소비량이 크게 줄어들며 전체 증가 폭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은 1분기 말 기준 1521조7000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17조2000억원 불었다. 증가 속도가 작년 4분기(23조100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작년 1분기(5조1000억원)에 비해서는 빠른 편이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이를 견인했다. 1분기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858조2000억원으로 직전분기 말보다 15조3000억원 늘었다. 1분기 증가액은 2017년 3분기(15조9247억원)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예금은행과 기타금융기관 잔액은 늘었고, 비은행 예금취급기간 잔액은 줄었다. 예금은행의 경우, 잔액 규모가 전분기 말보다 12조9000억원 늘었다. 기타금융기관 역시 6조6000억원 증가했다. 반면,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은 2조3000억원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부진으로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 잔액은 89조6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조1000억원(-11.2%) 감소했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가계 부채가 빠르게 늘어가면서 다양한 위험 요인들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중은 83.3%로 이미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위험수위(80%)를 넘어선 상태다.

특히 빚내서 버티기 양상에 따른 다중채무 증가에 대한 우려가 크다. 지난 4월 기업대출 잔액은 929조2000억원으로 9조2000억원(3.1%) 증가했다. 가계대출도 915조7000억원 으로 전달대비 4조8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은 부동산 구입목적의 개인대출과 사업목적의 기업대출로 구분된다. 지난 5년 다중채무자 비중이 20% 가까이 늘어난 상태에서 정부의 코로나19 대출지원(26조원 규모)까지 더해져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캐피탈사 한 관계자는 "수익을 내기 위한 대출이 아닌 '버티기'를 위해 대출을 찾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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