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 딜링룸.
KB국민은행 딜링룸.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코로나 불황이 숫자로 확인되고 있다. 이익은 나지 않는데도 빚을 내면서 버티는 상황은 덩치가 큰 기업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아 보인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들 3곳 중 1곳이  올해 1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 대비 반토막이 났고, 코스닥시장 상장사들들의 순익도 3분의 1 이상 감소했다.

19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12월 결산 상장법인 중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592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19조4772억원으로 8조8000억원(-31.20%) 줄었다. 순이익도 11조원으로 10조1000억원(-47.80%) 감소했다.

매출액은 495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0.87%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3.93%로, 지난해 1분기(5.77%)보다 1.83%포인트 낮아질 정로도 수익성이 악화됐다. 원화가치 하락(환율 상승)이 수입원가를 끌어올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말 부채비율은 117.54%로, 2019년말(112.96%) 대비 4.58%포인트 증가했다. 연결기준 411사(69.43%)가 순이익 흑자를 기록했으며, 181사(30.57%)는 적자를 냈다. 

매출액 비중 13.82%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상장사들의 매출액은 250조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9% 감소했으며 영업이익, 순이익은 각각 10.90%, 11.15%씩 떨어졌다.

정유와 항공 업종에서 실적악화가 두드러졌다. 국제 유가 하락 직격탄을 맞은 정유업체가 포함된 화학 업종 85개사가 1분기 1조275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흑자를 냈던 SK이노베이션(-1조7752억원)도 에쓰오일(-1조73억원)이 가장 많은 영업손실을 낸 상장사 1~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시아나항공(-2920억원)과 대한항공(-828억원), 제주항공(-657억원)도 손실이 컸다. 

철강·금속업종(-58.0%), 유통업(-39.1%), 운수장비(-34.0%) 등도 급격한 수익 하락을 겪었다. 그나마 도체가 속한 전기·전자 업종(-2.9%)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유지했다.

금융업종의 경우 연결기준 영업이익(7조2000억원)이 작년 동기 대비 16.5%, 순이익(5조3000억원)이 19.6% 각각 줄었다. 증권업(-67.1%)이 가장 큰 순이익 감소율을 보였다. 금융지주(-13.1%), 은행(-10.3%), 보험(-8.6%) 등도 일제히 순이익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음식료품(156.3%)과 의약품(110.1%)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의 순이익을 거두며 코로나19 반사이익을 톡톡히 얻었다.

한편 코스닥 법인 944개사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47조215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6.7%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이익(1조7636억원)은 22.9%, 순이익(1조1369억원)은 35.2% 줄었다.

업종별로 보면 분석 대상 기업의 37%를 차지하는 정보기술(IT) 업종의 순이익이 1.31% 감소하는 데 그치면서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 IT 하드웨어 기업의 순이익은 13.9% 증가를 기록한 반면 IT 업종을 제외한 나머지 593개 상장사의 순이익은 56.8% 감소했다.

전체 분석 대상 코스닥 기업 중 564개사(59.8%)는 연결 기준 순이익 흑자를 냈고 380개사(40.2%)는 적자를 봤다. 적자전환 기업이 169개사로 흑자전환 기업(110개사)을 웃돌았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