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터빈‧풍력’ 승부수 띄운 두산重…‘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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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터빈‧풍력’ 승부수 띄운 두산重…‘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우려
세계 가스터빈시장, GE‧지멘스 등이 선점
기술 경쟁력 떨어져 향후 유동성 위기 자초
  • 유준상 기자
  • 승인 2020.05.19 0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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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고장에서 공정률 95%로 최종 조립단계를 밟고 있는 발전용 가스터빈 로터. 로터는 압축기, 연소기, 터빈으로 구성된 가스터빈의 중심축이다. [사진=두산중공업]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고장에서 공정률 95%로 최종 조립단계를 밟고 있는 발전용 가스터빈 로터. 로터는 압축기, 연소기, 터빈으로 구성된 가스터빈의 중심축이다. [사진=두산중공업]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극심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두산중공업이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용 가스터빈과 풍력발전을 신성장동력 삼아 기사회생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두 분야 모두 기술 경쟁력을 갖춘 해외 ‘터줏대감’ 기업들이 글로벌 무대를 장악하고 있어 두산중공업에 쏟아붓는 국가적 자금수혈은 사실상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19일 발전업계는 두산중공업이 고강도 자구안에서 신성장동력으로 제시한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과 풍력발전은 기술 경쟁력이 떨어져 장기적으로 두산중공업의 유동성 위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두산중공업은 기존 화력발전‧원전 중심에서 가스터빈‧풍력발전 중심으로 과감하게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 분야를 필두로 한 신규사업 매출 비중을 2023년까지 5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우선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한 LNG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을 석탄화력발전의 대안으로 꼽고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가스터빈 사업을 강화해 2026년까지 가스터빈 사업부문에서 연 3조원 매출을 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GE)과 독일의 지멘스(Siemens) 등이 독점하고 있는 세계 가스터빈 시장에 두산중공업이 새로 숟가락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맥코이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 58%, 독일 지멘스 27%, 일본 엠에이치피에스 11%, 이탈리아 안살도 4% 등 4대기업이 전체 발전용 가스터빈 시장의 96%를 점유하고 있다.

점유율은 둘째 치더라도 효율을 내는 기술력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가스터빈은 LNG발전소의 핵심 설비로 고온·고압의 연소가스에서 회전하며 발전기를 돌려야 하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분야다. 두산중공업은 270MW 규모 가스터빈을 두고 이제 갓 사내 성능 테스트에 돌입했다. 그에 반해 4대 기업은 400MW 규모 가스터빈을 상용화한 상태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뒤처지니 물량 공세도 어렵다는 의미다.

게다가 가스발전 수요까지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 두산중공업이 확보할만한 ‘파이’도 줄어들고 있다. 가스발전을 쓰는 각국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가스발전을 줄여나가는 추세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천연가스 수요는 올해 1분기에만 2% 감소했으며, 올해 5% 감소할 전망이다. 가스발전 확정투자 결정 역시 최근 3년 연속(2016~2018) 감소했다.

에너지업계는 두산중공업의 글로벌 풍력발전 시장 진입 역시 수월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2017년 현대일렉트릭으로부터 5.5MW 해상풍력발전 기술을 인수하는 등 풍력발전 사업 확대를 위해 기술 개발 강화에 나서고 있다.

세계 풍력터빈 시장은 현재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 독일 지멘스가메사,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덴마크 베스타스 등 4강 체제로 형성돼있다. 이 터빈 제조사들은 글로벌 풍력시장에서 혁신적인 8MW급 및 보편적인 5.5MW급 터빈 기술력을 바탕으로 각종 입찰에 참여하며 전체 풍력단지 조성사업을 독점하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의 ‘한림해상풍력 발전사업 예비타당성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지멘스 풍력터빈 장비는 내부수익률(IRR)이 7.16%인데 비해 두산중공업은 4.74%에 불과하다. 두 사의 장비로 풍력발전에 나설 경우 두산중공업 장비 수익성은 지멘스의 약 66%에 불과한 셈이다. 지멘스는 8MW급 풍력터빈 기술 갖춘 반면 두산중공업은 5.5MW급 풍력터빈 기술만을 갖춘 결과다.

두산중공업이 막대한 예산 투자를 바탕으로 글로벌 풍력터빈 4사와 기술 격차를 좁혔다고 해도 글로벌 진입은 먼 얘기다. 풍력터빈 공급 실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할뿐더러 앞으로 실적을 쌓을 무대를 찾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풍력 EPC 회사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이 풍력터빈을 공급할 만한 곳은 국내 실증단지 뿐인데 국내시장은 글로벌과 비교해 풍력발전시장의 발달이 늦고 규모도 작다”며 “게다가 경북 영양, 경남 통영 욕지도, 제주 대정해상, 경북 청송군 면봉산 등 풍력사업이 진행되는 전국 각지마다 주민과의 갈등이 극심해 사업지 확보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에서 두산중공업이 지멘스가메사나 베스타스 등 글로벌 풍력사와 경쟁할만한 공급 실적을 축적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 탈원전 정책에 직격탄을 맞아 극심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최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총 2조4000억원의 자금수혈을 받았다. 그 대가로 두산그룹은 두산중공업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3조원 이상을 확보하는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했으며, 채권단은 이달 중으로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3조원 이상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두산솔루스, 두산퓨얼셀 등 주력 계열사 매각도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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