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서울에 사는 직장인 박수남(가명, 41세) 씨는 자동차 구매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매스컴에서 친환경차가 대세라는 뉴스를 쏟아내는 동시에 자동차 회사들도 미래차 청사진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박 씨는 "내연기관 자동차를 사자니 시대를 역행하는 찜찜한 기분"이라고 했다. 결국 내년까지 자동차 시장을 지켜보며 추이를 살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래차 시대가 다가오면서 내연기관 자동차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환경오염에 관한 인식 변화로 디젤 연료를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디젤 연료의 경제성도 유가 하락으로 인해 희석되고 있는 데다 주요국들 역시 디젤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도 마찬가지다. 앞서 정부는 2018년 ‘비상·상시 미세먼지 관리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고농도 미세먼지를 내뿜는 경유차를 단계적으로 퇴출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이에 따라 ‘저공해 경유차’ 인정 기준을 없애고, 주차료나 혼잡통행료 감면 등 경유차가 누리던 인센티브를 없앤 바 있다.

[사진=픽사베이]

상황이 이렇자 자동차 회사들 역시 국내와 수입을 막론하고 미래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먼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현대자동차는 내년부터 순수 전기차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니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순수 전기콘셉트카 45 EV가 SUV 스타일로 양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생산 라인을 확보하기 위해 울산 1공장과 2공장의 내연기관차 생산라인 일부를 전기차 전용라인으로 교체 중이다.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내년부터 전기차 전용 라인에서 45 EV 양산차 등 순수 전기차 7만 4000여 대, 2022년에는 8만 9000여 대를 생산할 전망이다.

수입 자동차 판매 부문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는 2039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미래차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더뉴EQC에 이어 최근 비전EQS를 공개하며 미래차 시장을 이끌어갈 전략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성공적인 미래차 시장 선점을 위해 전시공간까지 미래지향적으로 바꿔나가며 보조를 맞추고 있다. 비전EQS는 내년 양산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전기차 충전소도 급증하고 있다. 환경부 조사 결과(4월 13일 기준)에 따르면 전국 전기차 충전소는 총 2만415개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충전소가 가장 많은 곳은 경기도로 총 3615개를 보유했다. 다음으로는 제주가 2821개로 두 번째로 전기차 충전소가 많았다. 서울 지역 내 충전소는 1980개로 파악됐다.

이처럼 미래차에 대한 개발과 기반시설 준비가 전반으로 확대되면서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 시대가 예상보다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학계 역시도 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 기술이) 선진국을 100%라고 했을 때 우리나라는 85% 정도 수준이라고 볼 수 있는데, 15%는 2~3년 정도 차이"라며 "자율주행 관련 라이다센서가 아직 국산화가 안 돼 격차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자동차 회사들이) 각개전투식으로 보면 기술력이 뛰어나지만 융합적인 기술에 대해 좀 떨어진다"며 "정부와 기관들의 노력에 따라 미래차에 대한 주도권을 충분히 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이유로 최근 삼성과 현대차그룹의 만남이 미래차와 관련 상당한 의미가 있는 부분이라고도 부연했다.

김 교수는 "삼성과 현대의 만남은 미래지향적으로 의미가 있다"며 "미래차는 움직이는 가전제품이기 때문에 양사가 가진 장점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전고체 배터리뿐 아니라 리튬배터리, 아이티 분야까지 융합이 가능하다"고 했다.

다만, 아직까진 전기차는 엔트리카보다는 세컨드차로 이용할 것을 추천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전기차 충전소가 증가하고, 보조금 인센티브도 늘었지만, 엔트리카로 이용하기엔 아직 부족한 면이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전기차는 내연기관과 달리 해가 거듭될수록 운행 변화의 폭이 커 중고차 가격이 내려갈 수 있어 이런 부분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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