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투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비규제 지역 청약 과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근 투자금이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며 비규제 지역 청약 과열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 일로를 걷자, 비규제 지역 청약이 들끓고 있다. 시중 유동자금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정부 SOC(사회간접자본)사업도 첫삽을 뜨지 못해 이같은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이 경기도 의정부‧서울 강서구‧인천 송도 등 수도권 비규제 지역 청약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치지 않는 청약 열기에 11일 국토교통부가 비규제 지역 분양 규제 칼도 꺼내들었지만, 해당지역 청약 고삐는 잡히지 않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2일 1순위 당해지역 청약을 진행한 서울 강서구 ‘우장산숲 아이파크’는 15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9922명이 청약해 평균 6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날 1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화성시 ‘신동탄포레자이’도 739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해당지역과 기타지역을 합쳐 5만1878명 청약자가 몰려 평균 70.2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두곳 모두 비규제 지역으로 분양권 전매제한이나 대출‧청약자격 등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비규제 지역이 청약에 몰리며 전체 청약경쟁률도 끌어올리고 있다. 국토부 조사 결과 올해 분양 단지 중 40% 이상이 20대 1이 넘는 청약경쟁률을 보이며 청약 과열 현상을 나타냈다.

국토부는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청약경쟁률을 잡기위해 8월부터 주택법 시행령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되면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대부분 지역 민간택지에서 공급되는 주택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다.

이는 비규제 지역 분양 시장에 대한 압박으로도 읽혀 수요자 관심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후에도 해당 지역 분양 인기는 좀체 줄지 않고 있다. 이달 비규제 지역 주거형 오피스텔로 △힐스테이트 대구역 오페라 △더샵 광주 포레스트 △다사역 금호어울림 센트럴 등도 분양을 앞두고 있다.

건설업계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개정안 적용 시점인 8월 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경기부양 카드로 꺼내든 SOC사업은 시작 시점이나 규모 등이 불분명한데다, 아직 수주 관련 구체적인 안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해외의 경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보다 더 확산된 국가가 많아 2분기 수주는 기대하기 힘든 상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현재 사업을 진행할만한 곳이 그나마 비규제 지역 정도다.

투자자 입장에서도 시중에 1000조원가량 있는 돈을 운용할 곳은 그나마 부동산이다. 은행 예금은 저금리로 돈 보관 개념인데다, 반짝 쏠림 현상을 보였던 주식시장은 기업들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투자처 찾기가 만만치 않다.

건설사나 투자자 모두 다른 곳에 집중하고 싶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비규제 지역으로 돈이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기가 좋지 않은 가운데 지속해 집값이 오르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 정부가 비규제 지역 억제책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며 “반면 약속한 SOC 관련 사업에 진척이 없고 시중 유동자금이 흡수될 곳도 없어 법 개정 전인 8월까지는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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