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연기되며 강남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연기되며 강남 아파트 가격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정부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 계획이 지연되면서 강남 아파트 값이 '하락장'에서 ‘보합장’으로 탈바꿈됐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종부세 인상이 불발이 점쳐지며 하락세를 이어가던 강남 아파트는 급매물이 사라지고 가격이 소폭 오르거나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 최근 일부 강남 아파트에서는 1억원가량 가격을 낮춰 내놓은 매물을 매도 직전 거둬들이기도 했다. 종부세 인상이 야당의 강력한 반대로 좌초 위기를 맞자 주택 가격이 다시 오름세를 탈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당초 정부는 2주택자 이상에 종부세를 강화하는 ‘종부세법 개정안’을 추진해 연내 적용을 목표로 삼았으나, 여야 의견이 달라 19일~21일 사이 열릴 예정인 20대 마지막 임시국회에서 법안 상정 자체가 불발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12.16 부동산 대책 중 하나인 종부세 인상은 6월 1일 전까지 처리되지 않으면 연내 적용이 불가해 20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할 경우 자연스럽게 내년 적용이 점쳐진다. 이는 종부세 부담을 회피하고자 급매로 나왔던 강남 아파트 매물이 들어가는 이유로 파악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급매는 들어갔지만 당분간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기조가 집값 하락에 잡혀있는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증대돼, 매도자들이 원하는 부동산 상승장이 형성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연합뉴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강남 아파트 매물이 오른다고 해도 인기 아파트 몇개에 국한된 극히 ‘일부’에 불과해 섣부른 판단은 어렵다”며 “보유세 강화 등 정부가 추가 정책을 취하지 않는 한 보합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금리로 투자처를 찾는 유동자금이 풍부한 점도 주택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이는 신규분양시장에 수요자 관심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로도 연결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여당의 4.15총선 승리로 정부의 주택 가격 억제정책이 일관성 있게 이어질 것으로 판단되나 갈 곳 없는 시중 투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보건 위기를 잘 견뎌내는 분위기로 당분간 주택가격은 약세나 약고압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 대부분이 ‘폭락장을 불러오긴 어렵다’는 판단에, 코로나19로 인한 전 세계적 흐름으로 급격한 집값 하락을 예측하는 전문가도 있다. 시차를 두고 보면 보합세 이후 하락장이 마련된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거시경제 흐름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부동산 가격에 조정이 많이 필요한 상태”라며 “종부세 인상은 부차적인 문제로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우리 경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부동산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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