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코로나19 여파로 1분기 엇갈린 실적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소재 등 사업은 서버·PC향 수요가 늘면서 회복세를 보였고 ICT 사업 역시 언택트 사업 수요 증가로 선방했다. 바이오 역시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반면 원유와 배터리 사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 

SK그룹은 7일까지 주요 계열사의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SK텔레콤은 1분기 매출 4조4504억원, 영업이익 3020억원, 순이익 306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2.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4%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SK하이닉스 지분법 이익 영향 등으로 17.9% 줄었다. 

5G 가입자가 증가하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주파수 및 네트워크 투자비용 증가로 영업익은 줄어들었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각 이통사에 5G 관련 투자의 조기 집행욜 요구한 바 있다. 이에 따른 5G 투자가 1분기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SK브로드밴드는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8235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IPTV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매출액 7조1989억원, 영업이익 8003억원, 순이익 6491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1%, 순이익률은 9%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 분기 대비 각각 4%, 239% 증가했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모바일 세트 사업의 부진으로 모바일 반도체 수요는 줄었으나 언택트 서비스 수요가 증가하면서 서버 제품의 수요가 늘었다.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반도체 소재 계열사 역시 동반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SK는 반도체 수직계열화를 이루고 SKC와 SK실트론, SK머티리얼즈 등 소재 계열사를 운영하고 있다. 

반도체와 배터리 소재사업을 하고 있는 SKC는 1분기 매출액 6611억원, 영업이익 27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71억원 늘었고 영업이익은 88억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30억원에서 861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반도체소재사업은 매출액 836억원, 영업이익 11억원을 기록했다. CMP 패드의 안정적 성장, 세라믹 부품 고객사의 주문 확대 및 설비 투자로 이익 회복세를 보였다. 세라믹 부품 고객사의 투자는 2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매출을 낼 전망이다.

SK그룹의 바이오 계열사는 당장 눈에 띄는 실적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나 가시적인 성과를 내면서 앞으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11월 첫 독자신약 뇌전증 치료제 엑스코프리(XCOPRI)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SK바이오랜드는 지난 3월 관계사 SK플라즈마의 글로불린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 목록에 포함시켰다. 

울산 석유화학단지.
울산 석유화학단지.

◇‘유가 하락 직격탄’…SK이노베이션만 뒷걸음질 

SK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대체로 1분기를 무사히 넘겼지만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1분기에 매출 11조1630억원, 영업손실 1조77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조6144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2조1033억원 줄며 적자 전환했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6255억원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조8977억원 줄었다.

석유·화학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코로나19와 이로 인한 유가급락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다. 

유가 급락으로 인한 재고 관련 손실은 9418억원을 기록했고 항공유와 휘발유 등 상품 가격이 원유가격보다 낮아지는 역마진이 발생하며 석유사업에서만 1조636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 또한 유가 하락으로 인한 석유제품 판매단가 하락과 수요 위축에 따른 판매 물량 감소로 분기 매출 기준으로 2017년 2분기 10조5413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배터리와 소재 사업은 원가 절감 및 수요 증가 효과로 소폭 개선됐다. 

배터리사업은 지난해 말 완공한 중국과 헝가리 생산 공장을 올해 상반기부터 양산 가동하며 초기 가동비가 발생했지만 운영 효율화 등을 통해 전분기보다 영업손실폭이 75억 개선된 1049억원을 기록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거뒀다.

◇2분기에도 갈림길…SK이노베이션 악재 지속

업계에서는 2분기에도 1분기와 유사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시장이 더 위축되겠지만 서버·PC향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이를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SKC는 2분기부터 반영될 동박사업으로 상승세와 반도체 수요 증가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유가 시장이 불완전한데다 항공 사업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정유사업을 중심으로 2분기에도 적자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함형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과 글로벌 수요 둔화로 기대했던 IMO 황함량 규제 효과는 하반기로 지연될 전망이다. 다만 현재 정유제품 재고 증가 폭을 감안하면 휘발유와 등유 마진 회복은 제한될 것이며 IMO 효과로 경유 마진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연간 정제마진은 전년대비 60%가량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유사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충격으로 정제마진 부진이 지속되고 있고, 3월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손실 중 일부는 총평균법에 따라 2분기에 반영되기 때문에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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