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6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6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발표한 대국민 사과에서 테마파크 ‘에버랜드’가 언급됐다. 하지만 사과문 내용으로는 구체적인 내막을 알 길이 없다.

이날 이 부회장은 “그 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 문제와 관련해서 많은 질책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최근에는 승계와 관련한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합니다. 저와 삼성을 둘러싸고 제기된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입니다”라고 밝힌 게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에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제일모직과 삼성바이오(삼바)가 빠진 점에 대해 일각에서 비난이 일고 있다.

승계와 에버랜드가 연계되는 과정은 이렇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1994~1996년 61억 원을 상속했다. 당시 증여세 16억원을 내고 남은 돈은 45억원인데, 이 종잣돈이 현재 7조원 규모가 됐다.

그 사이 이 회장은 상장 전 주식을 신주인수권 부사채, 전환사채 등으로 저가 매입하고, 해당 회사가 상장하면 고가 처분하는 방식으로 증액해왔는데, 이 과정에서 회사측 편법 개입했다는 정황이 계속 드러나 왔다. 

사과문에서 언급된 에버랜드의 경우 이 부회장이 1996년 전환사채를 주당 7700원씩 총 48억원3100만원어치를 사들여 25.1%를 확보했다. 이후 제일모직과 에버랜드가 합병해 2014년 상장했을 때 해당 지분 가치는 4조9595억1800만원으로 뛰었다.

1996년 이부진, 이서현 역시 16억1000만원씩 에버랜드 지분 각 8.4%를 확보해 2014년 1조6521억2000만원으로 증식됐다.

이와 관련해 헐값에 넘긴 게 아니냐는 재판이 있었지만 대법원 판결은 ‘에버랜드가 손해를 본 것이 없다’를 이유로 무죄였다.

이번 사과문에서 함께 등장한 삼성SDS도 유사한 과정을 거쳐 신주인수원부사채 가치가 크게 올랐고, 이 문제로 부친 이건희 회장이 유죄판결도 받았다. 하지만 이렇게 불려진 재산은 그대로 이 부회장에게 귀속돼 있다.

사과문에서 빠져 있는 제일모직과 삼바 건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달 이영호 삼성물산 대표와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등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의혹 관련 사장급 임원을 소환조사했다. 이 부회장은 아직 소환되지 않은 상태이고, 사과문에서 언급되지 않았다.

이 부분은 다시 에버랜드부터 이어가야 한다. 2013년 에버랜드와 (구)제일모직이 합병해 제일모직으로 2014년 상장했다. 이듬해 2015년 다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했다. 이 과정에서 제일모직 주식 0.35가 삼성물산 1로 평가돼 또다시 이 부회장 삼성물산 지분 17.23%를 차지하게 했다.

이와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의혹으로 제일모직은 가치를 높이기 위해 용인 에버랜드 주변 부지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땅값이 370% 올랐다. 또 삼바 회계처리 기준이 관계회사로 바뀌어 4조5000억원 가량 장부상 평가이익이 발생한 점은 분식회계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이 부회장 발표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상에는 ‘이날 사과문 프레임에 갇히면 안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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