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아시아나항공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HDC현대산업개발 사옥 옥외 간판.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에 눈덩이 부채를 기록한 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에 ‘인수 무기한 연기’라는 칼을 빼들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산 아시아나 인수 무기한 연기에는 코로나19로 늘어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에 더해 정부지원을 원하는 셈속이 작용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HDC현산은 공시를 통해 같은달 30일 예정된 주식 취득일을 ‘거래종결 선행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날부터 10일이 경과한 다음날 혹은 당사자들이 합의하는 날’로 발표했다.

예정됐던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 등으로 인수대금 마련도 진행을 멈춘 상태다.

건설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증이 지속될 경우 해외여행 위축으로 항공산업 축소가 예견돼 아시아나 인수 자체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계약금 2500억원을 포기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투자은행(IB)업계 등에서도 HDC현산이 ‘무기한 인수 연기’ 카드를 꺼낸데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는 코로나19발 손해와 함께 아시아나의 방만한 경영과도 연결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아시아나항공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9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의 아시아나항공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현재 아시아나는 1년내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4조577억원 상당인데다, 올해 1분기에만 손실이 3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난해 1년분 영업손실인 3683억원에 비견되는 수준이다. 또 자회사인 에어부산‧에어서울 등이 투자자들에게 1조원 넘는 피해를 입힌 라임자산운용에 700억원가량 투자해 170억원 넘게 손해를 본 사실도 드러났다. 

반면 코로나19발 직격탄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책은 인건비를 줄이기나 정부 보조에 지나치게 의존해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말이 많다.

아시아나가 부채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내세운 것은 △4월부터 전 직원 15일 이상 무급휴직 △임원‧조직장 급여 반납 △화물기 영업 강화 등이다. 이외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에 1조7000억원 규모 한도대출을 받은 것에 그친다.

이는 대한항공이 코로나19발 타격에 대응하기 위해 최대 1조원 상당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동시에 은행과 만기연장 협상에 돌입하는 등 적극적인 자구책 마련에 고심인 부분과 대조된다.

IB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아시아나 차입금 상환 일정 연장 및 금리 인하 등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HDC현산 입장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인수비용이 더 늘어난 격”이라며 “재무건전성을 높여 인수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인수 포기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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