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의 영향으로 제주도 내 렌터카 운용률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13일 오전 제주시 용담2동의 한 렌터카 업체 주차장이 배차되지 않은 차들로 가득하다. 2020.2.13
제주시 용담2동의 한 렌터카 업체 주차장.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연휴 기간, 제주도에 관광객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제주특별자치도청의 방역 대응이 미흡해 전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렌터카업계의 경우 제주도청의 지침에 따라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를 작성하고 있지만, 차량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도청은 연휴 전날까지도 이렇다 할 점검·관리 계획 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청은 업체들에 방역을 전적으로 맡긴 채 책임 회피에만 급급한 모양새다.

30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연휴가 시작된 지난 29일 제주 방문객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인 3만6587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지면서 관광객들이 제주로 몰렸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은 제주도에 이번 연휴 기간에 약 18만명 관광객이 입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제주공항에서는 발열감지 기준을 37.5℃에서 37.3℃로 하향하는 등 검역을 강화했다.

중대본은 또, 공항 내 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에선 기존 해외 입국자뿐 아니라 발열 증상자까지 검사 대상을 확대했다. 여행자·사업주들이 여행경로별 지켜야 할 기본수칙도 마련했다.

특히, 렌터카 업체들이 분주하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 대부분이 렌터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체는 회사별 방역 계획을 마련하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다.

SK렌터카 관계자는 "고객 방문 시 체온 측정을 실시하고 있으며, 세차 시 차량을 소독하고 제주지점과 셔틀 차량에 자체 방역을 시행 중"이라며 "렌터카 이용 고객을 대상으로 지점 데스크에서 방역 지침 서약서를 서명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롯데렌터카는 안전관리전담반(TF)을 구성했다. 롯데렌터카 관계자는 "소독용 에탄올을 이용해 차량에 추가 소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 지점에 손소독제를 배치했다"며 "전 직원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더불어 대응 매뉴얼을 숙지케 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주도청은 이들 업체에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를 나눠주는 것이 전부다.

제주도청은 렌터카 업체에 서약서 2부를 작성하고 업체와 고객이 각각 1장씩 나눠 갖도록 권고했다. 서약서에는 '마스크 착용' '관광 중 이상 증상 발생 시 요령' '방명록 작성' 등에 관한 내용이 담겼다.

방역 지침 이행 서약서.

별다른 점검, 관리 계획은 마련되지 않았다. 업체들이 실제로 차량 소독 등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는지에 대해 확인할 길이 없다는 얘기다. 서약서를 받는 행위 자체가 단순히 '보여주기식'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청 교육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29일 렌터카 업체에 방문해 도 지침을 안내했고, 점검도 하고 있다"면서도 "따로 인원이나 점검 횟수, 날짜 등을 정해놓지는 않은 상태이며, 방역 지침 미이행에 관한 페널티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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