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니아대우 광주공장. [사진=위니아대우]
위니아대우 광주공장. [사진=위니아대우]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21일 오후 전자업계는 ‘대우’라는 브랜드로 한 차례 떠들썩했다. 현재 위니아대우(舊 대우전자)가 지난달 24일 포스코인터내셔널을 상대로 ‘대우’ 브랜드 해외 매각을 정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출했기 때문이다. 

위니아대우 측은 ‘대우’ 브랜드의 해외 사용권을 가지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브랜드 사용권료를 터무니없게 인상해 사업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계약 만료를 6개월 남겨두고 일방적으로 계약 해지를 통보하는 등 갑질을 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우’ 브랜드의 해외 사용권을 보유하고 있는 포스코인터내셔널 측은 위니아대우가 재계약에 불성실하게 임해 재계약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또 브랜드 해외 매각과 관련해서는 여러 업체를 물색 중이긴 하나 구체적으로 접촉이 이뤄진 곳은 없다고 밝혔다. 

한 때 국내 최대 전자기업이었던 대우전자의 현재는 떠돌이 신세가 된 셈이다. 대우전자는 현재 대유위니아그룹의 계열사로 1973년 대한마루콘으로 출발해 1983년 사명을 대우전자부품으로 변경한 후 일본 소니와 기술 제휴, 미국 캐리어와 합작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1987년 대우그룹 계열사인 대우전자로 출범했다. 

이 기간 동안 대우전자는 대우자동차용 라디오와 베타맥스 VTR 등을 출시했고 세탁기와 에어컨, 청소기용 모터를 주로 생산하며 전자부품과 완제품에서 모두 입지를 넓혔다. 특히 업계 최초로 중동에 TV를 수출하고 당시 미수교국인 중국에 첫 현지공장을 세웠다. 이후 프랑스에도 전자레인지 공장을 세우며 유럽에도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우전자의 모기업인 대우그룹이 사용하던 서울스퀘어 빌딩. [사진=위키백과]

1990년대에는 모기업의 ‘세계경영’ 기치에 발맞춰 해외 시장 개척에 힘썼다. 회사 내부에서는 ‘탱크주의’를 앞세워 단순하면서도 효율적인 기능을 강조한 가전제품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밖에 영상사업에도 진출해 1994년에는 영화전문 유선방송 채널 DCN을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가 닥쳐온 후 1999년 8월 대우전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간다. 대우전자는 브랜드, 특허권을 포함해 법인이 가지고 있던 모든 권리를 자회사인 대우모터공업에 넘기고 상장폐지된다. 대우모터공업은 대우일렉트로닉스로 사명을 변경한 뒤 살아남았지만 예전과 같은 영광을 누릴 수는 없었다. 

이후 피아노 사업부와 가스보일러,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각각 독립했고 이후에도 주요 사업부들이 모두 매각됐다. 수차례 매각을 시도한 대우일렉트로닉스는 2013년 동부그룹(現 DB)에 매각되면서 동부대우전자로 재탄생한다. 

동부그룹은 2016년까지 순자산 1800억원을 유지하고 2018년 기업공개를 약속했으나 2015년 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기업공개도 무산됐다. 동부대우전자로 머무는 동안 자기자본은 1634억원에 그쳤고 출범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후 2018년 2월 현재 대유위니아그룹이 대우전자를 인수했다. 대유위니아그룹 인수 후 사명을 기존의 ‘대우전자’로 변경했으나 지난해 7월 위니아대우로 사명을 바꾸고 새출발했다. 이후 위니아대우는 지난해 연간 매출 1조2740억원, 당기순이익 95억원을 기록하며 처음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위니아대우에 따르면 대우전자와 대우전자를 인수했던 동부대우전자, 위니아대우 등의 기업은 1차 상표사용계약 시점인 2003년부터 2018년까지 총 356억원을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지급해왔다. 최근 계약인 2010년 계약시점부터는 10년 여간 250억원을 사용료로 지불했다. 그 기간 동안 대우전자 관련사의 누적 영업적자는 544억원에 달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舊 대우인터내셔널)은 대우그룹의 지주사였던 ㈜대우에서 분할된 포스코대우로 2010년 포스코그룹에 편입됐다. 현재의 사명으로 바꾼 것은 지난해 4월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해외에서 ‘대우’ 브랜드 상표권을 100% 가지고 있다. 때문에 위니아대우가 해외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포스코인터내셔널에 상표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만약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재계약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위니아대우는 별도의 브랜드를 가지고 해외 사업을 해야 한다. 위니아대우는 현재 중국과 북미, 멕시코를 포함한 중남미 등에서 냉장고와 세탁기, 주방기기 등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위니아대우가 최근 출시한 31ℓ 용량 클라쎄 전자레인지. [사진=위니아대우]

현재는 ‘클라쎄’ 브랜드를 중심으로 TV와 냉장고, 김치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전자레인지 등을 출시하고 있다. 앞서 9일에는 국내 최대 용량인 31ℓ의 전자레인지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피자 한판을 조리할 수 있는 대용량 사이즈로 최대 출력은 1000W에 가격은 20만원대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클라쎄 브랜드로 65·75인치 대형 UHD TV를 처음 출시하기도 했다. 65인치 가격은 모델에 따라 139만~149만원, 75인치는 21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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