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코로나 시국에 한국교통안전공단 간부들이 골프 회동을 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과 겹치는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빈축을 사고 있다.

또한, 한국철도공사 임직원이 성과급을 높여받으려 만족도를 조작하다 걸리는 등 최근 공직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권병윤 한국교통안전공단 이사장. [사진=연합뉴스]

관계기관 및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교통안전공단 간부들은 지난달 1일 골프 회동을 하면서 동선을 공개하지 않아 물의를 빚었다.

국무조정실 공직복무점검반이 지난 6~7일 복무 점검 실태를 감사하는 와중에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교통안전공단 통합노조 측은 이들이 코로나19 확진자의 동선과 겹쳐 방문지를 밝혀야 했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허위 사실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국토부는 공단의 '코로나'골프 회동에 대해 "교통안전공단은 산하 기관일 뿐 국토부 입장은 추후 따로 전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는 "관련자는 일괄 사표를 제출했으며 국무조정실의 감사에 따라 징계를 받을 것"이라며 "'코로나' 골프 관련자들의 동선에 대해서는 따로 조사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 

손병석 한국철도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이와 함께 한국철도공사 일부 직원들이 고객인 척하고 고객만족도 조사에 끼어들어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9일 한국철도공사에 대한 감사를 벌여 고객만족도 조사에 응한 한국철도 직원 208명을 적발하고 이중 16명을 수사 의뢰 조치했다고 밝혔다.

고객만족도 조사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공기관이 서비스를 제공받는 국민을 대상으로 연 1회 이상 실시하게 돼 있다. 이 결과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지표에 반영돼 임직원 성과급 지급기준으로 활용된다.

국토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1∼2월 시행된 한국철도 '2019년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12개 지역본부 중 8개 본부 소속 직원 208명이 설문조사 총 1438건 중 222건(15.4%)에 신분을 속이고 참여했다.

특히, 서울본부의 경우 영업처 주도로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인력 투입 등을 모의하는 등 만족도조사 전 과정에 체계적으로 개입해 직원들이 총 136건의 설문에 응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을 통해 조사업체의 조사원 얼굴 사진을 공유하고 역 CCTV로 조사원의 동선을 파악하면서 직원들이 고객인 양 자연스럽게 조사원과 마주치게 하는 방식으로 설문에 응하도록 했다. 일부 직원은 휴일에 호출돼 설문조사에 응했고 11명은 두세번 중복 참여하기도 했다.

수도권 서부 등 3개 본부는 영업처가 직원들에게 설문 참여를 조직적으로 권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한국철도에 '기관경고'를 내리고, 지역본부장(처장급) 등 9명 징계, 21명은 경고 조치하는 등 총 30명을 문책하도록 요구했다. 또한, 징계 대상 중 설문 조작을 주도한 7명과 지시·묵인 의혹이 있는 상급자 9명 등 총 16명은 업무방해 혐의로 수사의뢰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감사 결과를 기획재정부에도 통보할 계획이다.

기재부는 올해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과정에서 이번 감사결과를 반영해 한국철도 임직원의 성과급에 대한 불이익 등 후속조치를 검토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경영실적 평가는 오는 6월 발표된다.

한편, 국토부는 2018년도 이전 조사에 대해서도 감사를 벌여 일부 지역본부에서 설문 조작행위가 있었던 정황을 발견했다. 그러나 '개인정보보호법' 등 규정에 따라 관련 자료가 이미 폐기돼 조사에 한계가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철도는 2018년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A 등급을, 기재부 공기업 경영평가에선 B 등급을 받았다.

한국철도는 조사 결과를 수긍하고 특단의 재발방지 대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한국철도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작에 대해 국민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라며 "관련자 전원을 엄중 문책하고 전 직원 특별 윤리교육을 포함한 근본적인, 특단의 재발방지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투명하고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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