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환매가 중단 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환매가 중단 사태에 대해 고개숙여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상헌 기자]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들이 소위 '배드뱅크'를 설립해 지난해 환매가 중단된 부실 펀드를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배드뱅크는 금융회사의 부실 자산을 처리하기 위해 설립되는 기관으로 운용사 형태의 배드뱅크는 처음이다.

20일 금융당국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19곳은 이날 회의를 열고 배드뱅크 설립 방안을 논의했다.

주제는 판매사들이 모두 배드뱅크 설립에 참여할지, 자본금은 얼마로 할지, 부실 펀드만 처리할지 아니면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모두 이관할지 등이었다. 하지만 아직은 대형 판매사 위주로만 협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 판매사들은 지난 1월 환매가 중단된 펀드에서 일부 자금이 스타모빌리티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지자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했다. 스타모빌리티는 라임자산운용의 '돈줄'로 지목된 김봉현 회장이 실소유주로 있던 코스닥 상장사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내일 출자금 규모 등을 결정하는 회의를 할 예정"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액수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기준 라임자산운용의 환매 연기 펀드는 4개 모(母)펀드 및 그와 모자(母子) 관계의 173개 자(子)펀드로 그 규모는 1조6679억원이다. 무역금융펀드(플루토 TF-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FI D-1호, 크레디트 인슈어런스(CI) 1호 등이다.

우리은행(3577억원), 신한금투(3248억원), 신한은행(2769억원) 등이 전체 판매금액의 64.0%를 차지했다. 다만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를 처리할 배드뱅크가 설립되더라도 당장 라임자산운용의 등록이 취소되거나 영업이 정지되지는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실시한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검사 결과를 토대로 향후 제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이 제재 수준을 정해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치고 그 결과를 다시 상급심격인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에 전달해야 제재가 결정되는 구조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배드뱅크가 설립된다고 해서 라임자산운용이 바로 등록 취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제재가 등록취소가 될지, 영업정지가 될지 지금으로서는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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