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벨벳 렌더링 이미지. [사진=LG전자]
LG 벨벳 렌더링 이미지. [사진=LG전자]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에 또 다시 브랜드 전략에 변화를 줬다. 시장환경이 급변하고 있고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적 개선을 위한 대책이라고 하지만 일부 소비자들은 혼란만 느끼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다음 달 출시하는 차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브랜드를 ‘LG 벨벳(LG VELVET)’으로 정했다. 그동안 사용했던 G 시리즈와 V 시리즈를 모두 버린 셈이다. LG전자는 바뀐 ‘벨벳’을 브랜드로 유지하는 대신 매 제품마다 특징에 맞는 브랜드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창민 LG전자 MC상품전략그룹장(전무)은 “최근 스마트폰 트렌드가 ‘개개인의 취향과 감성, ‘디자인 강조’와 같은 추세로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고객을 중심으로 한 관점에서 브랜드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의 이 같은 전략 변화는 트렌드 변화와 함께 장기간 이어지는 적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후 19분기째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생산 거점을 옮기는 등 원가절감을 통해 적자폭 줄이기에 나섰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올 1분기에도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LG전자의 잦은 브랜드 변화가 소비자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갤럭시, 애플은 아이폰 등 단일 브랜드로 10년 넘게 이어가며 충성도 높은 소비자들을 확보했다. 반면 LG전자는 G 시리즈와 V 시리즈로 이어가다 최근 들어 여러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2012년 LG 옵티머스 G로 G 시리즈를 이어가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이어오던 옵티머스 브랜드를 계승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꾀하려는 전략이다. 옵티머스G에 이어 옵티머스G 프로가 출시된 후 2013년 G2부터 G 시리즈가 본격적으로 이어졌다. 

그동안 LG전자는 각 시리즈에 다양한 파생모델을 추가하며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2014년 G3는 단일 제품으로 전 세계 1000만대 판매라는 성과를 거뒀으나 2015년 출시된 G4는 실패로 이어졌다. 

2015년 하반기 LG전자는 V 시리즈를 런칭하며 변화를 꾀했다. 이때부터 LG전자는 ‘상반기에 G 시리즈’, ‘하반기에 V 시리즈’로 소비자들을 공략했다. 

LG전자는 2018년 2월 이례적으로 V30S라는 모델을 발표한다. 이 모델은 2017년 하반기 발표한 V30의 업그레이드 모델로 이후 2017년 말 LG전자가 런칭한 인공지능(AI) 브랜드 씽큐(ThinQ)를 결합해 업그레이드 됐다. 다만 LG전자가 이전에 출시한 V30도 업그레이드를 통해 AI를 탑재하면서 사실상 두 제품 사이에 차이가 사라졌다. 

2018년부터 LG전자는 플래그십 브랜드에 씽큐를 붙여 출시했다. 그러다 지난해 상반기 LG전자는 이례적으로 G8 씽큐와 V50 씽큐를 동시에 출시했다.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맞아 5G 스마트폰과 4G LTE 폰을 동시에 내놔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 중 듀얼 스크린을 장착한 5G 스마트폰 V50 씽큐가 이례적인 성공을 거두면서 같은 해 하반기에 V50S 씽큐를 전 세계에 출시했다. V50S는 국내에서 성공을 거둔 듀얼 스크린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 선보인 제품이다. 

당초 LG전자는 올해에도 2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를 통해 G9과 V60을 동시에 공개할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코로나19로 MWC 행사가 취소되고 국내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되면서 LG전자는 글로벌 시장에 V60만 우선 출시했다. 

이처럼 LG 스마트폰 브랜드에 잦은 변화가 생기게 된 데는 사업본부장의 잦은 교체도 한몫 한 것으로 보인다. 통상 사업의 총 책임자가 바뀌게 되면 책임자의 성향에 따라 브랜드 전략에도 변화가 생기기 마련이다. MC사업본부는 2017년 말 황정환 부사장이 본부장으로 임명된 후 1년에 한 번씩 본부장이 교체됐다. 

지난해에는 MC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를 이끌던 권봉석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하게 되면서 MC사업본부 빈자리를 이연모 부사장이 이끌게 됐다. 이번 브랜드 변화는 이 부사장 취임 후 첫 결과물인 셈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제품의 특징을 반영한 이름을 정해 소비자들에게 각인시키겠다는 의도”라며 “이전처럼 라인업을 세분화하지 않고 특징과 기술을 담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낼 것이기 때문에 연간 제품수가 많지 않다. 때문에 소비자들이 브랜드 때문에 혼란을 겪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Q 시리즈나 X 시리즈 등 중저가 모델은 기존 브랜드명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LG 벨벳’은 다음 달 중 공개될 예정이다. 현재 구체적인 가격이나 출시 일정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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