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2] 민주당 “낮은 자세” vs 통합당 “개헌 저지선”

[이뉴스투데이 안중열 기자] 4·15 총선을 이틀 앞으로 다가오자, 일제히 자세를 낮추면서도 ‘국정 안정’과 ‘정부 견제’를 놓고 펼치는 여야 간 프레임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전국 주요 격전지의 승패를 좌우할 부동층의 표심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만큼 투표 당일까지 이들을 붙잡기 위한 막판 유세가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경북 등 전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접전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의 극복과 안정적인 국정 안정을 위한 지지를 호소했다.

수도권·충청권 동시 공략에 나선 미래통합당은 ‘범여권 180석 확보 가능’이라는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전망에 맞서 개헌 저지선인 ‘100석도 위태로운 상황’이라는 프레임을 내걸고 있다.

통합당이 민주당 김남국 후보의 ‘음담패설 팟캐스트 출연’ 사실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열린민주당 정봉주 최고위원이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욕설 비난으로 막말 공방도 계속됐다.

통합당은 ‘세월호 텐트’ 발언으로 범여권의 십중포화를 맞은 차명진 후보를 제명키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 지역 경합지역인 용산에서 비례대표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합동 선대위를 개최하고 마지막까지 낮은 자세를 촉구,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범여권 180석’, ‘원내 제1당’, ‘과반 달성’ 등 낙관론에 대한 역풍을 경계했다.

이해찬 대표는 선대위에서 “수도권 121곳 중 70여 곳이 경합지”라면서 “선거는 마지막까지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해야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표는 서울 종로에 출마한 황교안 대표의 큰절 유세와 관련,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자기들이 과반을 넘는 당이 된다고 큰소리치다가 지금은 무릎 꿇고 하는 읍소작전 정치가 추태를 부려선 안 된다”고 일갈했다.

이낙연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은 경북, 충북, 서울 등지에서 막판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경북 포항북구(오중기) △포항남구·울릉(허대만) △구미갑(김철호) △구미을(김현권) △안동·예천(이삼걸) △충북 제천·단양(이후삼) △서울 광진갑(전혜숙) △광진을(고민정)을 릴레이 지원사격을 한 뒤, 자신의 선거구인 종로에서 유세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일류 정치인을 뽑아야 정치도 일류가 된다”라면서 “막말하고 싸움 좋아하는 사람을 뽑지 않고 제대로 일할 사람을 뽑으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통합당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종심으로 정부의 실정과 무능 심판을 쟁점화하며 보수층 결과 무당층 결집에 나섰다.

특히 통합당은 ‘과반 달성’이라는 범여권 전망을 내세워 정부 견제론을 끌어내는데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유세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대로 가면 개헌저지선인 100석도 위태롭다”라면서 “이번에 여당이 180석 또는 200석을 가져간다면 정말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앞으로 4년의 대한민국이 매우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종인 총괄 선대위원장도 지원 유세를 통해 “통합당이 국회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게 되면 (문재인정부와 여당이) 스스로 생존의 위협을 느껴서 잘못된 것을 뉘우치고 바꾸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고 통합당 지지를 촉구했다.

충북 제천단양·충주·청주, 대전 서구·유성구, 세종을 등을 찾아 중원 유권자 마음잡기에 집중한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경기 안성도 찾는 등 수도권 선거운동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선거 전날인 14일엔 서울에 집중할 예정이다.

박 위원장과 유승민 의원도 각각 경기 화성·용인·수원 등을, 서울 영등포을·경기 평택을·서울 동대문을을 차례대로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민생당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라도 민주당에 몰표를 주면 안 된다”고 견제했고, 정의당은 ‘원조 진보정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마라톤 유세에 들어갔다.

막말 논란을 둘러싼 공방은 이날도 계속됐다.

통합당 경기 안산 단원을 박순자 후보는 기자회견을 열고 “경쟁 후보인 민주당 김남국 후보가 성적 비하 등 음담패설이 오가는 팟캐스트 방송에 수차례 출연했다”며 김 후보의 사퇴와 민주당 사과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민주당은 통합당이 기존의 ‘탈당 권유’ 방침을 변경, 차명진 후보를 제명키로 결정하자 “뒷북 결정”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민주당 비례정당인 시민당 김홍걸 비례대표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참 빨리도 결정한다”라면서 “이제 와서 다급하게 제명하면 자신들의 추악한 정체성을 유권자들이 모를 거라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범여권 지지자를 놓고 경쟁하고 있는 민주당과 열린민주당간에도 공방이 벌어졌다.

전날 자신의 유튜브 채널 ‘BJ TV’에서 열린민주당을 비판해온 민주당 지도부에 대해 “나를 개쓰레기 취급한다”며 욕설을 섞어 비판했던 열린민주당 정 전 의원은 “자중자애하라”는 시민당의 비판에 결국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