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대란,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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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대란, 우리는 무엇을 배울 것인가?
  • 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 승인 2020.04.02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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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곽은경 자유기업원 기업문화실장.

몇 주째 여유롭던 주말 아침이 사라졌다. 평일에 사지 못했던 공적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집 근처 약국을 방문해야 되기 때문이다. 한참을 줄을 서고도 허탕을 칠 수도 있어 평일 출근준비 보다 마음이 더 분주하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 되면서 온 국민이 매주 2개씩 할당된 공적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이 일상이 되고 있다.

문득 배급제를 실시하고도 늘 생필품이 부족했던 소련을 빗댄 농담이 떠오른다. 소련 출신이자 인류 최초로 우주를 탐사한 유리 가가린의 집에 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그의 딸은 “아버지는 로켓을 타고 우주에 가셔서 1주일 뒤에 돌아오실 거에요. 어머니는 배급 받으러 나가셨으니 2주일은 넘게 걸릴 거에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공적 마스크 공급 역시 배급제 수준이다. 국가가 지정해준 장소에서 정해진 수량만큼만 구입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두가 구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긴 줄을 서서 기다려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또 마스크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해 사람들은 홈쇼핑, 인터넷으로 마스크를 구매하느라 많은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컴퓨터 새로고침 버튼을 수없이 누르며 스트레스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늘어나고 있다.

배급제를 넘어 물물교환까지 등장했다. 공적 마스크는 1가지 종류만 공급된다. 중형 까만색 KF94 마스크가 입고되면 다른 품질, 다른 사이즈, 다른 색깔은 구입할 수 없다. 사람들은 원하는 마스크를 구하기 위해 따로 공을 들여 개인들 간에 교환을 해야 한다. KF94 마스크 3장에 국밥 1그릇을 준다는 식당도 생겨났다. 마스크 부족이 가져다준 씁쓸한 풍경이다.

마스크 대란의 원인은 무엇일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해법은 간단하다. 정부가 마스크 공급을 가로막는 규제들을 완화해 공급시장이 더 활발하게 돌아갈 수 있는 충분한 유인을 제공하면 된다. 물론 일시적으로 시장에 마스크 품귀 현상이 일어나겠지만 규제완화가 효과를 나타내면서 시장은 저절로 안정될 것이다.

정부는 마스크 생산업체와 유통업체가 사재기를 하고, 폭리를 취하는 것이 마스크 대란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일부 담합이나 사재기 사례를 이유로 생산 및 유통 업체 전부를 마스크 대란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다. 원인을 잘못 짚으니 처방 역시 잘못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마스크 공급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업체들을 규제하고 압박하는 방식을 취했다. 나아가 생산된 마스크의 80%를 강제로 납품받아 ‘공적 마스크’라는 이름으로 획일화된 가격에 직접 공급하기 시작했다.

정부의 생산, 유통 및 판매 통제, 가격 통제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단가를 인하하고, 공장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증산하라고 압박을 하는가 하면, 기존의 계약, 거래처 관계를 다 무시하고 공적 마스크를 납품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서 단속을 벌이며 사기업의 생산량, 판매가격, 원재료 재고상황, 거래처까지 간섭하는 것은 과도하다. 특히 가격을 통제하는 정책은 시장의 기능을 마비시켜 정부가 기대하는 효과를 원천적으로 막는다.

시장에서의 혼란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생활이 진보하게 된다. 이것은 공공의 이익에도 부합하는 결과를 낳는다. 마스크 대란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의 개입과 규제가 없는 자유로운 시장 속에서의 마스크 부족 사태는 개인의 이익 극대화라는 경제적 유인으로 곧 진정될 수 있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새롭게 개발한 빨아 쓰는 나노 마스크도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마스크 시장에서 손을 떼는 일이다. 무엇을 얼마나 생산하고, 얼마에 판매할지 개별기업이 결정하도록 내버려두면 기업들이 알아서 충분한 양의 마스크를 생산하고 공급할 것이다. 그것이 기업의 존재의 이유이자, 가장 잘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본 기고문은 당사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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