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취임 소감을 밝히는 구 대표 모습. [사진=KT]
KT는 30일 오전 9시 서울 서초구 태봉로 KT연구개발센터에서 제38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구현모 대표이사 후보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취임 소감을 밝히는 구 대표 모습. [사진=KT]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KT가 구현모 대표이사로 새롭게 시작한다. 

지난 6년간 KT를 이끈 황창규 전 대표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이루고 인공지능(AI) 기업 선언 등 새로운 사업모델을 찾아냈다. 그러나 부정 채용 논란과 새노조의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 등 오점도 남겼다. 

구현모 대표이사(사장) 취임 후에도 이 같은 과제 해결은 숙제로 남을 전망이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유통점 침체와 5G 서비스의 지속적인 투자 확대, 수익모델 발굴 등도 해결해야 한다. 

구 사장은 지난해 12월 KT 회장후보심사위원회를 통해 대표이사 후보자로 내정됐으며 30일 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구 사장은 주총에서 “지난 3개월 동안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깊은 대화를 나누면서 KT에 대한 기대와 우려를 실감했다”며 “KT 임직원 모두는 기업가치를 높이는 것에 최우선을 두겠다”고 말했다. 

구 사장은 취임하자마자 코로나19로 인한 유통점 침체를 해결하고 5G 시설 투자를 긴급 확대하는 등 부담을 떠안게 됐다. 

KT는 우선 전국 2500여개 매장에 월세 최대 50%와 방역물품 등을 지원한다. 또 이동전화 가입 등이 감소하며 매출이 급감한 중소 유통점에도 상생협력 차원에서 운영자금 지원 외 단말기 외상구입에 대한 채권 연장(이자 유예), 판매 목표량 하향조정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부의 요청으로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함께 하반기에 집중된 투자를 상반기로 앞당기고 투자 규모도 50% 가량 확대한다. 이번 투자는 학교와 지하철,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 5G망 구축과 소상공인의 통신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각종 통신 서비스 요금 감면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투자 부담이 커지면서 실적 감소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KT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4조3420억원, 영업이익 1조151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8%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5G 투자 확대로 8.8%가 줄어들었다. KT는 올해 매출 25조원, 투자지출은 3조1000억원을 전망했으나 투자 규모는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5G 서비스 개선도 숙제다. KT를 포함한 이통사들은 지난해 5G 세계 최초 상용화 후 지속적인 통신 품질 개선에 나섰다. 그러나 수도권 중심의 커버리지 구축과 고가 요금제,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개선 요구가 이어지면서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특히 2020년은 글로벌 5G 상용화가 가속화 되는 만큼 5G 선도국가의 지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각 통신사, 제조사들은 올해부터 5G 통신서비스 품질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정 채용 논란과 황 전 대표 배임 등으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관건이다. KT는 지난해 이석채 전 KT 회장과 김성태 미래통합당 의원이 관여한 채용비리로 홍역을 치렀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4월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은 뒤 올해 초 보석으로 풀려났으며 김 의원은 무죄가 선고됐다. 

여기에 KT새노조는 지난달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국정농단 당시 사건에 연루된 광고감독 차은택씨의 측근을 채용하고 회삿돈 수십억원을 관련 업체에 몰아줬다는 의혹으로 황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됐다.

또 2014년 5월부터 법인자금으로 상품권을 사들인 뒤 3.5~4%의 수수료를 떼고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깡’ 수법으로 비자금 11억5000만원을 조성해 불법 정치자금 후원 등에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구 사장은 2014년 당시 황 전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인물로 황 전 회장의 이같은 논란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KT새노조는 이와 관련한 공개질의서를 27일 구 사장에게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구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KT를 외풍으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기업, 국민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국민기업, 매출과 이익이 쑥쑥 자라나는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만들고자 한다”며 “임직원의 성장을 위해 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겠음”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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