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6일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부터 수출까지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한국이 올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늘어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미 올해 1분기 역(逆)성장 가능성을 인정한 상황에서 국제신용평가사 등이 2분기 마이너스 성장률을 점치면서 침체 진입 가능성이 한층 커진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한국이 1년 안에 경기침체에 진입할 가능성이 33%에 이른다고 봤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해외 경제분석기관의 전망도 나온다.

29일 블룸버그가 경제분석기관 및 투자은행(IB) 이코노미스트를 상대로 조사한 결과 한국이 향후 12개월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33%로 집계됐다.

이 확률은 코로나19의 타격을 예상하기 어려웠던 올해 1월까지만 하더라도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2월에 들어서면서 20%, 3월에는 33%로 가파르게 높아진 상황이다.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한 곳은 스코샤뱅크로, 한국이 절반의 확률로 1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장 긍정적으로 전망한 곳은 침체 확률을 20%로 본 소시에테제네랄이었다.

경기 침체는 생산·소비·투자 등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현상을 뜻한다. 통상 실질 GDP가 전기 대비 2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정의한다.

당장 올해 1분기부터 GDP가 역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1.2%로, 예상을 뛰어넘었던 데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1월 20일 처음 등장해 1분기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14개 경제분석기관 및 IB의 전 분기 대비 올해 1분기 성장률 가중평균치는 마이너스(-) 0.9%로 나타났다.

노무라증권이 -3.7%로 가장 비관적인 전망을 했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1.4%)와 바클레이스(-1.3%)가 그 뒤를 이었다.1분기에도 전기 대비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HSBC도 성장률 전망은 0.3%에 그친다. 소시에테제네랄은 0.1% 성장을 예상했다.

지난 26일 국제 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기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기본 전망치를 0.1%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는 이달 9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4%로 낮춘 바 있다.

무디스는 이날 발간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주요 20개국(G20)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전례 없는 충격을 경험할 것"이라며 이런 전망치를 내놨다.

그러면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전 세계적 확산에 경제 활동이 심각하게 위축된 점을 반영했다"며 "코로나19 충격에 따른 경제적 비용이 증가하고 경기 하강에 대한 정책 대응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잇따라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1%에서 -0.6%로, 피치는 2.2%에서 0.8%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S&P와 피치도 마찬가지로 코로나19 확산이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경기 둔화 가능성을 그 주된 이유로 언급했다. 무디스는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종전 2.6%에서 2.5%로 소폭 낮췄다.

또 무디스는 올해 G20 국가 전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5%로 제시하며 역성장을 예상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작년 11월 무디스는 올해 G20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했다.

무디스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3.3%로, 미국과 일본 경제성장률은 각각 -2.0%, -2.4%로 전망했다.

이번에 무디스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한 모든 G20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각국 재정·통화 당국은 가계와 기업에 미칠 영구적인 악영향을 방지하고자 경제를 지원하는 수준을 점차 강화하고 있다"며 "정책 조치는 계속 강화되겠지만 성장에 대한 하방 리스크는 여전히 상당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1분기 역성장은 정부와 통화당국도 가능성을 인정한 부분이다.

홍 부총리는 지난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신기자 간담회를 하며 1분기 성장률에 대해 "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본다면 마이너스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환석 한국은행 조사국장은 "2∼3월 실물경제가 크게 둔화하면서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작년 1분기(-0.4%)에 못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관건은 2분기 성장률이다.

영국의 정보제공업체 IHS는 한국의 올해 1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0.9% 감소하고, 2분기에도 0.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도 최근 "한국 경제가 상반기에 기술적 침체에 진입한 뒤 하반기 반등할 것"이라며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전 분기 대비 -0.6%, -0.9%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는 0.9%, 0.8%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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