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면적 84㎡가 3.3㎡당 1억원에 거래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사진=유준상 기자]
전용면적 84㎡가 3.3㎡당 1억원에 거래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사진=유준상 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정부의 12‧16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주택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보유세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주택시장이 하락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2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3월 셋째 주 기준 주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보였다. 지난해 7월 첫째 주 이후 37주 만에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특히 주택시장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강남 3구는 각각 0.12%, 0.12%, 0.08% 내렸다.

일각에서는 강남권을 중심으로 주택시장 충격이 시작됐단 분석이 나온다. 서초구 반포동 ‘반포힐스테이트’ 전용 84㎡는 이달 12일 직전보다 4억3000만원 떨어진 22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구 수서동 ‘수서삼익’ 전용 60㎡는 지난 10일 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종전보다 3억원 내린 가격이다.

코로나19의 영향 탓이다. 코로나의 공포감이 휘몰아친 3월의 소비심리 하락폭이 월별 통계 발표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하락폭을 앞질렀다.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부동산 거래시장을 둔화시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여기에 올해 서울의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공시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부동산 거래시장의 둔화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이달 18일 ‘2020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올해 공시가격이 25억7400만원으로 작년보다 35.2% 오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95㎡는 지난해 보유세(재산세+종부세)가 1123만원이었으나 올해 1652만5000원으로 529만원 가량 오른다.

올해 공시가격이 21억1800만원으로 작년 대비 40% 넘게 상승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 84.99㎡ 보유세는 지난해 695만3000원에서 올해는 1018만원으로 323만원을 더 내야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코로나 여파로 강남권 등 고가 아파트 시장이 급속히 얼어붙고 있는 가운데 보유세 부담이 더해지면서 주택 매도에 나서는 다주택자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부동산114는 “정부 규제로 9억원 넘는 주택은 대출 한도가 줄었고,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도 늘었다”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보유세 부담으로 다주택자가 6월 양도소득세 면제 기간 만료 전에 급매물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고 경기 침체로 매물이 거래되지 않고 적체될 경우 하락 전환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경기 침체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결정을 했지만 부동산 시장에는 호재로만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세계 경제 리스크가 증대되는 상황이라 수요자들이 금리 인하를 집사라는 신호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서 “시중금리는 이미 낮아 금리 인하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현재 대출 규제가 만만찮은 데다 자금출처 조사도 강화하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달아오를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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