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막힌 라임펀드 조사…피해자들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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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막힌 라임펀드 조사…피해자들 발만 동동
금감원,코로나로 라임 사태 현장조사 4월로 한달 지연…피해자들 분통
주요인물 포함된 장모 전 센터장 등 권유로 상품 가입했다 '쪽박'
피해자들, '판매처-운용사 커넥션' 의혹 제기…"부실 알면서도 판매"
  • 유제원 기자
  • 승인 2020.03.26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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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라임사태 관련 금융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등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라임사태 관련 금융위원회 규탄 기자회견'에서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등 참석자들이 관련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금융감독원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와 관련한 현장 조사가 당초 3월에서 4월로 한달가량 지연되면서 피해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금감원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다음달 5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 총력전을 펴는 정부와 보조를 맞춘다"는 방침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최대 98% 까지 손실을 입은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금융당국도 라임자산운용과 한통속 아니냐"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라임 사태는 라임자산운용이 펀드의 부실을 숨긴 채 증권사와 은행 등을 통해 상품을 팔아 결국 환매가 중단되고,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안긴 사건이다.

이 사태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특히 라임 관련 펀드 투자금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 WM(자산관리)센터장이 피해 투자자와 나눈 녹취록을 입수한 뒤 수사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잠적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 등이 올해 1월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해 1800억원에 달하는 회원비를 빼돌리려 한 사건과 인수 과정에서 벌어진 금융 당국에 대한 로비 의혹 등까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기준 라임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전체 펀드 순자산은 2조3480억원으로 설정액(3조7784억원)보다 1조4000억원 적었다. 투자 원금인 설정액보다 운용 결과에 따른 현 가치인 순자산이 적다는 것은 투자 손실을 보고 있다는 이야기다.

피해자들은 라임 사태 관련 주요인물 중 하나로 지목된 당시 대신증권 반포WM센터 장모 센터장 등의 권유로 문제의 펀드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가입을 권유받으면서 상품에 관한 설명을 제대로 듣지 못했을 뿐 아니라 법으로 금지된 '확정금리 보장'을 약속받았다고 주장했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르면 투자상품을 일반 투자자에게 판매할 때 '확정금리 보장', '원금 보장'처럼 확신할 수 없는 내용으로 투자자를 오인하게 하는 것은 위법이다. 손실 가능성 등 상품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행위(설명 의무 위반)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장 전 센터장 등으로부터 이처럼 위법성이 있는 설명을 듣고 철석같이 믿었다고 한다.

피해자 A씨는 "8%+α의 수익이 보장돼 '전혀 위험이 없고' '절대 안전한 상품'이라고만 강조했지, 손실 위험에 대해서는 전혀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 계약서나 설명서도 못 받았다. 사태가 벌어진 이후에 지점에 찾아가 서류를 받았는데 새로 작성된 것 같았다"고 했다.

그는 "연 8% 이상을 확정으로 준다"는 설명을 듣고 노후자금 10억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봤다고 했다.

지난달 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의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19일 검찰 관계자들이 서울 여의도 IFC 내의 라임자산운용을 압수수색하고 압수물을 차로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공무원이었던 아내의 퇴직금 등 노후자금을 투자한 B씨도 "최소 8%는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그 이상 수익 이 나면 운용사와 나눠 갖는다고 하기에 가입했다"며 손실 위험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미 알려진 대로 피해자들은 처참한 투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환매는 중단됐고, 펀드 평가액은 원금을 거의 모두 날린 상태가 많았다. 자신들에게 투자를 권유한 장 전 센터장은 회사를 옮겼다.B씨는 "손해율이 98%라는 통지를 받았다"며 "장 센터장이 다른 회사로 옮긴다고 했을 때 뭔가 잘못된 것 같았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는 지경이 돼버렸다"고 했다.

2013년부터 장 전 센터장과 거래했다는 C씨는 "2019년 1월 라임 상품에 가입했는데 현재 수익률은 -91% 정도"라고 말했다. C씨는 구체적인 투자 수익률을 공개했다. 그는 1억5500만원을 투자했는데 23일 기준 펀드 평가 금액은 2476만2569원이었다"며 "원금에서 84% 손실을 본 것"이라고 했다.

그는 "초기에 수익이 떨어지길래 펀드를 해지하려 하자 센터 소속 직원이 '일시적 현상'이라며 해지를 만류했다"며 "사태가 벌어진 것을 알고 다시 환매를 신청했지만 그때는 금융감독원이 환매를 중단한 상태여서 불가능하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런데도 금감원은 코로나를 핑계로 수수방관만 하고 있어 결국 한 통속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피해자들은 장 전 센터장이 이종필 당시 라임자산운용 부사장과의 친분으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운용에 깊숙이 개입했다며, 펀드의 부실을 알면서도 '확정금리' 운운하며 상품을 판매한 것은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라고도 주장했다.

피해자모임 관계자는 "판매처가 운용사와 교감하지 않았으면 이러한 형식의 판매가 이뤄질 수 없다"며 "부실을 알면서도 상품을 판매한 것이므로 계약 자체가 취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라임 사태와 관련한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장 전 센터장이 피해 투자자들과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잠적한 이종필 전 부사장, 라임의 '돈줄'로 알려진 '김 회장' 등 여러 등장인물이 펀드 부실운용과 각종 로비, '기업 사냥꾼' 행태 등에 가담했는지 밝히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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