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코제X블리자드 전경. [사진=넥슨]
네코제X블리자드 전경. [사진=넥슨]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전 세계 어린이들의 블록 장난감으로 유명한 레고는 성인 팬들을 모아 AFOL(Adult Fans Of LEGO)라는 커뮤니티를 조직했다.

이 커뮤니티는 어려서 레고를 갖고 놀았으나 청소년기를 거치며 손을 놓았다가 다시 레고에 빠져든 20~30세대가 주고객이다.

게임업계에도 이 같은 조짐이 보이고 있다.

혼자만의 취미생활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덕질(한 분야에 열성적으로 몰입하는 일)’의 결과를 공유하고 직접 상품을만드는 등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것이다.

◇세상 밖으로 나온 게임 덕후들

넥슨은 지난 2015년부터 ‘네코제(넥슨콘텐츠축제)’를 진행하고 있다.

넥슨 팬들이 게임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직접 2차 창작물을 만들어 전시하고 판매하는 오프라인 행사다. 온라인에서 게임을 하기만 하던 수용자가 창작자로 변신한 것인데, 1~8회에 걸쳐네코제에 참가한 유저 아티스트는 1500여 명을 넘었다.

이들이 판매한 액세서리, 피규어, 인형 등 2차 창작물은 14만8400여 개에 달한다.

‘덕업일치’(광적으로 좋아하는 ‘덕질’과 직업의 일치)를 실현한 아티스트도 생겼다.

대학 시절 연기를 전공한 마계공방은 게임 캐릭터를 콘셉트로 한 향수공방을 운영 중이다. 그는 “게임 IP를 무료로 개방해 창작물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행사는 네코제가 유일하다”며 “동양적인 매력이 큰 메이플스토리 은월 캐릭터를 활용한 동백꽃 향수처럼 각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살려 향수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유저 아티스트뿐 아니라 2차 창작 분야 전문가와 진행한 이색 협업도 큰 주목을 받았다.

50여 년 경력의 류재용 세운상가 장인이 만든 진공관 엠프 스피커를 통해 ‘야생의 땅:듀랑고’ 음악을 공개한 데 이어, 그래픽 아티스트인 비너스 맨션 작가의 'PINKBEAN', 일러스트레이터 롬 작가의 'Lucid, off –duty' 등 순수미술 작품도선보였다.

유저 아티스트 상점. [사진=넥슨]
유저 아티스트 상점. [사진=넥슨]

전문가들은 브랜드에 소속감을 가진 ‘덕후’들이 모일수록더욱 창의적인 창작물이 탄생하고, 이를 통해 서브컬처 영역이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이승윤 건국대 교수는 “바둑이라는 대중적 요소에 직장 생활의 고충을 담은 미생 덕분에 많은 대중이 웹툰에 빠졌고 드라마까지 성공하면서 산업적 가치가 커졌다”며 “일반 대중을 이처럼 생산적 덕후로 유도하는 방법을 콘텐츠 기업들이 고민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넥슨은 올해 네코제의 규모를 더 키우는 것은 물론 메이플스토리, 카트라이더등게임 속 재미있는 세계관과 스토리를 활용해본격적인 캐릭터 사업에 나선다.

권용주 넥슨IP사업팀장은 "캐릭터 사업 자체의 수익 창출보다는 이용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넥슨 브랜드를자주경험하고 친숙해지도록 하고자 한다"며 "구체적으로는패션, 디저트 등 이종산업 간 협업을 통해 캐릭터 상품을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넥슨은 지난해 SPA브랜드 스파오와 손잡고 '크레이지아케이드' 의류를 출시하고,전국 50개 CGV와 40개 메가박스 영화관에서 ‘메이플스토리’ 캐릭터가 그려진 ‘메이플스토리 콤보’를 판매한 바 있다. ‘메이플스토리 콤보’는 출시 3일만에 약 1만여 개가 팔리며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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