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본점의 로고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증권사 객장뿐 아니라 은행 영업점으로도 자산 손실을 우려하는 고객의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이에 은행들은 비상대응체제에 들어가 금융시장에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이를 설명하는 문자를 고객들에게 보내는 등 동요하는 고객들을 안심시키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와 같이 과잉 투매로 급락하는 장에서는 손실을 확정하기보다는 시장이 반등하는 것을 기다리는 것이 나은 선택이라고 충고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지수가 장중 한때 8% 급락하는 등 최근 국내외 주식시장이 요동을 치자 은행 영업점으로 문의 전화가 몰리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금 해지해야 하나, 손절매해야 하나, 향후 어떻게 될 것 같냐 다양한 문의 전화가 오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여의도지역 PB센터장도 "내가 가입한 상품이 괜찮은지, 투자한 펀드를 정리해야 할지, 유지해야 할지 묻는 전화가 많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비중이 높고 자산 분산이 돼 있는 자산가들은 크게 당황하지 않고 있다"며 "잠깐 견디면 된다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이에 고객들의 불안심리를 달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10일부터 현 금융시장 상황을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 상 최고 위험 단계인 '심각'으로 높이고 고객들에게 현 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장문문자메시지(LMS)를 보내고 있다. 또 본점 부서와 영업점 PB간 화상회의를 통해 시장 상황과 정보를 공유해 고객들에게 안내하게 했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국민은행도 금융투자상품본부 주관으로 비상대응체제를 가동 중이다. 금융시장에서 이슈가 발생하면 이와 관련한 내용을 문자메시지로 알리고, 고객들이 가입한 상품의 위험도를 점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산하 하나금융연구소의 시황 모니터링과 투자전략부의 시나리오별 대응전략 자료를 매일 직원들에게 공유해 고객 문의에 즉각 응대할 수 있게 했다. 또 국내외 금융시장 상황을 설명하는 안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NH농협은행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국내외 시황을 공유하고, 중요 이슈에 대해서 현황과 전망, 대응전략 등을 담은 리포트를 작성해 고객에 안내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행동에 나서기보다는 시장의 상황을 지켜볼 것을 권유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패닉' 상태가 수그러들 시기가 올 것이란 전망에서다.

중국이 코로나19 사태가 정점에 다다랐다가 소강 국면에 들어간 데 이어 우리나라도 정점에서 꺾이는 분위기다. 다만 미국과 유럽은 확산 단계에 진입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폭락장에서 손실을 확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급락했으나 반등할 가능성이 있어 여유가 있다면 빠지는 것을 봤다가 분할 매수하는 방안을 조심스럽게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이 코로나19 사태에 공동 대응에 나서는 점도 반등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미국에 이어 호주, 영국도 기준금리를 크게 내리는 '빅컷'을 단행하며 유동성 공급에 나서고 있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금융시장으로 자금이 흘러 들어가 자산 가격이 오르게 된다. 최근 금융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되풀이된 상황 전개다.

각국 정부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어 실물 경기도 부양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금은 안 올 것 같지만 3∼6개월 지나면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와 정부의 재정정책으로 실물 경기와 금융시장 정상화가 같이 진행되는 과정이 조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 매도하는 것은 감정에 치우친 판단"이라며 "반등에 대비해 다음에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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