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 휴장으로 말 산업에 드리운 ‘코로나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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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 휴장으로 말 산업에 드리운 ‘코로나 블루’
경마 매출 감소 등 적자 경영 예상…자영업자, 협력업체 회생 지원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0.03.19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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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마사회]
[사진=한국마사회]

[이뉴스투데이 이지혜 기자] 코로나19로 3월 한 달간 경마 휴장에 따라 말산업이 위기를 맞았다. 한국마사회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가동해 내부적으로는 경마매출 하락에 따른 경영위기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는 협력업체·임대업자·관련 종사자들을 위한 모든 지원책을 마련했다.

19일 한국마사회에 따르면 3월 휴장으로 8000억원 매출이 허공으로 날아갔다. 문제는 마사회 적자로 그칠 일이 아니라는 데 있다. 경마산업, 승마산업, 말 생산업 등 말산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발간된 말산업 실태조사 기준 말산업 경제 산출규모는 3조4125억원에 달하고 약 2만 5000명 일자리를 창출한다. 경마산업은 말산업 전체 산출규모의 90%에 육박할 정도로 말산업 발전 허브기능을 담당한다.

마사회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2월 23일 임시휴장에 돌입하고 휴장기간을 계속 연장하고 있다. 하루 평균 8만5000명이 찾던 과천, 부산경남,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에는 적막만이 가득하다. 마사회 경영과 경마 상금이 주 소득인 기수, 조교사, 관리사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다.

경마상금을 주된 수입으로 삼고 있는 경마 관계자는 1110여명이다. 경마를 정상 시행하면 한 달에 평균 200억 원 가량 경마상금이 발생하는데 경마 중단으로 경마상금을 받을 수 없어 수입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마일 근무하는 근로자 약 5000여 명 또한 휴업상태로, 휴업수당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경마일 경비·환경미화 근로자들도 줄어든 일거리 덕에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경마가 정상적으로 운영되던 달보다 30% 적은 월급을 받아들게 되었다.

텅빈 서울 경마공원. [사진=한국마사회]
텅빈 서울 경마공원. [사진=한국마사회]

경주마 경매 시즌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던 말 생산농가는 경마 중단으로 인해 3월 초 예정된 경매가 무기한 연기돼 깊은 한숨을 쉬고 있다. 경매가 연기되면서 자금 경색 위기에 처한 농가들이 생겨나고 있다. 경매 상장마 약 50%가 낙찰되고, 평균 낙찰가를 약 4000만 원 수준으로 가정할 때, 생산농가로서는 35억 원 가량 매출이 사라진 셈이다.

특히 올해 미국에서 씨수말 ‘오버애널라이즈’를 고가에 수입하는 등 우수한 국산마 생산을 위해 과감히 투자한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는 이번 3월 경매 무산으로만 약 5억원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김창만 생산자협회 회장은 “다른 나라는 온라인 마권 발매가 가능하여 관람객 없이도 경마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어 경주마에 대한 수요가 큰 변화 없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리나라만 온라인 발매가 막혀 있는데, 경마 정책은 단순히 한쪽 면만을 보지 말고, 산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마팬에게 우승마 추리를 위한 경마정보를 제공하던 경마전문지 판매업자들과 ARS와 SMS로 정보를 제공하던 통신매체들도 당혹스럽기는 매한가지다. 경마전문지 및 통신매체 예상 시장은 연간 약 300억 규모로 추정하고 있는데, 이번 휴장으로 25억 원의 매출이 사라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마와 삶을 함께하는 사람들도 걱정은 마찬가지다. 세 개 경마공원에는 총 26개 식당이 매 주말마다 고객을 받고 있는데 이번 휴장으로 인해 약 8억6000만원 매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과천, 부경,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에는 71개 편의점이 입점돼 있다. 전체 편의점의 평균 월매출은 약 14억에 달한다. 과천 경마공원 인근에 위치한 식당들도 경마일인 금, 토, 일에 식당을 찾는 손님이 80%가 줄어 시름에 잠겨 있다.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인 바로마켓도 멈췄다. 바로마켓은 연간 147만 명이 찾을 정도로 규모가 크다. 바로마켓도 일시 휴장해 140개 참여 농가 판로가 막혔다. 3월 한 달 동안 11억 원 매출이 증발했다.

영업 중지 중인 바로마켓. [사진=한국마사회]
임시 휴장 중인 바로마켓. [사진=한국마사회]

봄을 맞아 승마인을 기다리던 민간 승마장도 허탈하기 그지없다. 올해 마사회는 일반 국민 4000명과 사회공익직군 종사자 5000명을 대상으로 승마 강습 지원을 계획했으나 일정을 연기했다.

강습을 기대하고 있던 승마 교관들과 마필관리사들도 당장 생계를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다.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460여개 승마장 연 매출은 600억을 뛰어 넘는다.

마사회는 코로나 블루가 말산업 전반을 잠식하지 않도록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고 긴급 지원에 나섰다. 우선 경마상금이 주 수입원인 기수, 조교사, 관리사에게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경마 미시행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200억원 규모 내에서 자금을 무이자로 대여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착한 임대인 운동’에도 동참했다. 사업장 내 입점한 업체들에 대해 경마 미시행기간 동안 임대료를 받지 않고, 미시행 기간만큼 계약기간을 연장해주기로 결정했다.

코로나 발생 두 달, 마사회는 3월 26일에서 4월 9일까지로 경마 운영 중단기간을 추가 연장했다. 이에 따라 약 1.1조원 매출 감소가 예상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말산업은 하나의 생태계와 같아서 어느 한 부분이 교착되면 연쇄적으로 다른 부분도 불황을 맞을 수밖에 없다”며 “위기에 빠진 말산업이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 마련과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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