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성 대결로 번진 ‘한진가 남매전’…폭탄 돌리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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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성 대결로 번진 ‘한진가 남매전’…폭탄 돌리기 시작
대한항공 리베이트 수수 의혹 당시 조원태 회장·조현아 전 부사장 등기이사 재직
조현아, 입장문 발표하며 리베이트 관련 선 긋기…관심은 다시 조 회장 입으로
  • 윤진웅 기자
  • 승인 2020.03.19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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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한진그룹 주주총회가 가까워지면서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과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공방이 치열하다.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된 양측의 공방은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을 넘어 도덕성 논란으로 이어졌다.

특히, 주주연합이 꺼낸 대한항공의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은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 모두 유탄을 맞을 수 있는 카드인 만큼 업계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에 맞서 조 회장도 강수를 뒀다.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관한 조사와 처분을 요구하는 조사요청서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그동안 주주연합의 공격에 반론을 제기하던 것과 사뭇 다른 대응이다.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탄력을 받은 주주연합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간의 관심은 리베이트 의혹에서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쏠렸다.

그러자 조 전 부사장은 리베이트 의혹에 관한 입장문을 발표하며 다시 리베이트 의혹에 불을 지폈다. 조 전 부사장은 이와 관련 창업주 일가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끼고 있지만, 불법적 의사 결정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젠 진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다. 주주총회 직전 누가 선이고 악이냐가 중요해졌다.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의 폭탄 돌리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 조원태와 함께 고발된 조현아, 개별입장 내며 책임 회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연합뉴스]

대한항공 에어버스 리베이트 수수 의혹으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함께 검찰에 고발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18일 입장문을 발표했다.

조 전 부사장은 이와 관련 “있어서는 안 될 부끄러운 일”이라며 “대한항공과 한진그룹을 살리기 위한 전문경영인 체제를 지지하는 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에 대해 창업주 일가의 일원으로서 무한한 책임을 느낀다”고 전했다.

다만, 조 전 부사장 본인은 이와 관련해 어떤 불법적 의사결정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주주연합과 힘을 합친 이래 개별적인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 경영진과 함께 고발당한 조 전 부사장이 발을 빼고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선수를 통해 주총 전 조원태 회장의 도덕성을 흠집 내고 선악 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조 전 부사장은 “불법적 관행과 악습의 고리를 끊는 것만이 위기의 대한항공을 살리는 길” 이라며 “(리베이트) 사건에 관여된 사람들은 누구든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향후 위법행위가 드러날 경우 그에 상응한 책임과 처벌도 감수해야 할 것”이라며 “관련 사건을 명백히 밝히는 과정에서 저 역시 예외일 수 없으며, 앞으로 모든 과정에 떳떳하고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 반박으론 약하다…조원태, 금감원에 주주연합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자료 제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에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주주연합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반도건설 측이 보유한 3.28%의 지분을 처분하고 KCGI의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제한과 업무정지·해임요구 처분, 시정명령 등의 조처를 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조 회장 측이 지적한 주주연합의 자본시장법 위반 내용은 △허위공시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경영권 투자 △임원·주요주주 규제 등이다.

조 회장 측은 먼저, 반도건설이 '대량보유상황 보고 의무'를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이 한진그룹 대주주들과 만나 자신을 한진그룹 명예회장으로 선임해달라는 등의 요구를 할 당시 반도건설의 한진칼 주식 보유 목적이 ‘경영참가목적’이 아닌 ‘단순투자’였다는 이유에서다. 반도건설은 지난 1월 10일에서야 '경영참가목적'으로 보유 목적을 변경했다.

KCGI에 대해서는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 규제 위반’을 지적했다. 지난 3월 6일 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를 제출한 KCGI가 의결권 대리 행사 권유가 가능한 11일이 아닌 제출 바로 다음날인 7일부터 의결권 위임 권유를 시작해 정당한 의결권 행사를 방해하는 등 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자본시장법 제152조와 153조에 따르면 의결권 권유자는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제출한 날로부터 2영업일이 경과한 후부터 의결권 대리 행사를 권유할 수 있다.

KCGI가 보유한 투자목적회사(SPC)의 투자 방법 역시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조 회장 측은 “SPC가 최초 주식 취득일로부터 6개월이 경과할 때까지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하지 못할 경우 그로부터 6개월 내 주식을 모두 처분하고 금융위원회에 보고를 해야 한다”며 “현재 KCGI는 그레이스홀딩스를 포함해 총 6개의 SPC를 운용 중인데, 한진칼 지분 12.46%를 보유한 그레이스홀딩스만이 10% 이상 경영권 투자를 했을 뿐 나머지 SPC는 경영권 투자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 중에서도 2.42%를 보유한 엠마홀딩스의 최초 한진칼 지분 취득 시점이 경영권 투자 없이 지분을 보유한 지 12개월이 지난 2019년 2월 28일임을 지적하면서 “자본시장법 위반이 확정됐으므로 엄정한 처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KCGI의 공시 의무 위반도 문제 삼았다.

조 회장 측은 “반도건설과 KCGI의 자본시장법 위반 행위는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훼손 시켜 시장 질서를 교란한다”며 “기업 운영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일반 주주들의 손해를 유발시키는 3자 주주연합의 위법 행위을 묵과할 수 없어 금융감독원에 엄중한 조사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리베이트 수수 의혹, 책임은 누가지나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두 사람을 포함한 대한항공 고위 임원들을 고발했다.

채이배 의원은 지난 18일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 등 시민단체와 함께 "대한항공 고위 임원들의 리베이트 수수에 관여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을 처벌해 달라"며 이들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채 의원은 “프랑스 검찰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대한항공과 1996년부터 2000년까지 10대의 A330 항공기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한항공 전직 고위 임원에게 1500만 달러 지급을 약속했고, 2010년부터 2013년까지 3차에 걸쳐 총 174억 원 상당의 돈을 전달했다”며 “당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은 모두 대한항공의 등기이사로 리베이트 수수 행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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