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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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가가 폭락하자 저가 매수를 노리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에 나서면서 증시 주변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그러나 반대로 외국인과 기관은 순매도에 나서면서 증권사마저 개미(개인 투자자)들의 묻지마 투자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증시 주변 자금은 총 131조230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에서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지난 1월 20일 이후 16조5360억원(14.42%)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 기록이다.

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예탁금(36조1901억원), 파생상품거래예수금(10조616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잔고(74조8131억원), 위탁매매 미수금(2864억원), 신용융자 잔고(9조8628억원), 신용대주 잔고(166억원) 등을 합한 것이다.

이중 특히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돈인 투자자예탁금은 같은 기간 31.38%(8조6442억원)나 증가, 많은 개인투자자 자금이 증시로 몰려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부터 17일까지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4조4191억원어치, 코스닥에서 2조2474억원어치 등 총 16조6555조원어치 주식을 쓸어 담았다.

반면 외국인은 13조177억원어치, 기관은 4조9336억원어치를 각각 내다 팔아 코로나19 이후 국내 증시에서 개인만 적극 매수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피는 26.50%, 코스닥은 26.18% 각각 폭락, 이 기간 주식을 산 개인은 현재까지 수익률이 마이너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5850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1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기관 역시 4315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9108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외국인은 1231억원, 기관은 71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개인은 1200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지치지 않고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주가 폭락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국내 주식형 펀드에 오히려 개인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증시 침체에 국내 주식형 펀드의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19.36%로 상당히 저조하다. 액티브 펀드 평균 수익률은 -17.63%, 인덱스 펀드 평균 수익률은 -20.21%로 모두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가장 많은 투자금이 몰린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의 수익률은 -34.31%로 손실이 막대하다. 이 펀드는 코스피200 지수 일일등락률 2배의 수익률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펀드 손실 확대에도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는 것은 최근 폭락하는 주식시장에서 나타나는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 흐름과 비슷하다.

지난 5일부터 13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투자자는 7거래일 연속 '사자'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누적 순매수 금액은 4조7796억원이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13.98%, 18.35% 하락해 많은 투자자가 큰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도 최근 주가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한 틈을 타 앞으로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개미'들의 저가 매수 열기가 뜨겁다.

전 세계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코로나19 사태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시중에 부동자금이 많은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아 증시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며 "개인들이 수년간 박스권 장세를 통해 학습하면서 과거와 달리 시장이 하락하면 대형주를 매수할 기회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주요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 추세가 본격화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심리적 패닉 국면에 진입했다"면서 "코로나19의 진정 조짐이 가시화하기 전까지 변동성이 높은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로나19 이슈가 금융시장을 좌우하면서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 어디가 바닥일지 아무도 알 수 없는 상황이므로 개인 투자자는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 "시장 변동성이 유례없이 극단적으로 커진 점을 감안하면 특히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는 매우 리스크가 크다"며 "변동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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