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은 주총장 입구.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삼성전자가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2020년도 제5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경기침체로 영업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배당금을 전년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안건이 원안 가결됐다. 

결산 배당은 기지급한 분기배당금 1062원과 현금배당 주당 보통주 354원, 우선주 355원을 연말 배당 지급하기로 했다. 이 배당금은 전년도 배당금과 동일한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실적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배당금을 전년과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했다고 밝혔다. 배당금은 다음달 17일까지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지급된다. 

사내이사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사장)이 선임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51기 승인액은 465억원, 52기 요청액은 550억원이 가결됐다. 

김 부회장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해 세계경제는 성장이 정체됐고 사업적으로도 메모리 업황 부진과 세트 사업의 경쟁 심화 등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됐다”며 “회사의 경영 실적은 전년 대비 둔화돼 연결 기준 매출 230조원, 영업이익 28조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주주가치 제고에 대해서는 “이사회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최초로 사외이사를 의장으로 선임해 기업지배구조를 한층 더 개선시켰다. 준법·윤리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해 외부 독립 조직으로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글로벌 수준의 엄격한 준법 관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사업부문별 발표에서 김 부회장은 “메모리 사업은 어려웠던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1위 업체로서 경쟁우위를 유지하며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 또 3세대 10나노급 D램 양산과 6세대 V낸드 개발 등으로 기술 리더십을 강화해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운드리는 업계 최초로 EUV를 적용한 7나노를 양산했고 1억800만화소 해상도의 이미지센서와 eMRAM 솔루션을 상용화했다. 시스템LSI는 5G 모뎀 상용화 등 SoC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하고 중국 시장 진입을 통한 글로벌 사업 확대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미지센서는 고해상도 제품을 개발해 시장 트렌드를 주도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디스플레이에 대해 “중소형 부문에서는 스마트폰용 프리미엄 홀 디스플레이를 개발하고 OLED 노트PC 시장에 신규 진입했으며 대형 부문에서는 8K TV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게이밍용 고해상도 모니터를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김 부회장은 올해 전망에 대해 “AI와 차량용 반도체 산업 성장,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투자 증대, 5G 통신망의 본격적인 확산 등 신성장 분야를 중심으로 반도체 수요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모리 업계는 공정 전환 중심의 투자가 진행돼 전년대비 시장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 부회장은 파운드리 사업에 업계 1위인 TSMC를 어떻게 따라잡을 것인지 묻는 주주의 질문에 대해 “기술 리더십으로 따라잡을 계획이다. 현재 많은 고객사들이 삼성전자로 넘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진은 방역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주총장 입구. 

김현석 사장은 CE부문 사업성과를 소개하며 “삼성전자는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와 경쟁심화 속에서도 TV와 냉장고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지난해 영상디스플레이 사업은 TV와 사이니지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매출과 수익성이 모두 성장했다. 특히 TV는 2019년에도 시장점유율 1위를 달성하며 14년 연속 글로벌 1위를 수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가전 사업은 불확실한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해 매출과 이익이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특히 냉장고의 경우 비스포크, 패밀리허브 등 신제품을 지속 출시하며 8년 연속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김 부회장은 올해 CE 시장에 대해 “최근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5G 등 차세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기기간 연결이 확대되고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CE 제품의 IoT화가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고동진 사장은 IM부문 사업을 소개하며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인 갤럭시 S10 5G를 출시하는 등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달성하며 5G 이동통신의 리더십을 확고히 했다. 또 대화면 경험과 휴대성을 모두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이며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5G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는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무선 사업에서 플래그십 모델부터 A시리즈까지 5G 라인업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사와의 협력도 강화해 확장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스마트폰 상황을 묻는 주주의 질문에 대해 고 사장은 “중국 내 조직을 현지화해서 이윤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폴더블폰과 플래그십 모델이 중국 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은 확인했다. 중국 내에서는 프리미엄 모델과 차별화 된 모델들로 마켓셰어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도 시장은 중국 내에서 배운 것을 바탕으로 일부 마켓셰어에서 잃어버린 것은 있지만 그것은 저가모델이다. 가격 기준으로는 1등을 유지하고 있다. 가격뿐 아니라 수량에서도 인도 내 1등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18일 경기도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삼성전자 주주총회가 열린 가운데 주총장 밖에서 삼성 공대위 관계자들이 집회를 열고 있다.

한편 지난해까지 주총이 열린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보다 규모가 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많은 주주들이 참석하지 않은 탓에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지난해 주주총회는 시작하기 약 1시간30분 전부터 주총장에 입장하려는 주주들로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삼성전자는 2018년 진행된 액면분할로 주주 숫자가 5배 늘어난 상황에서 더 많은 주주를 수용하기 위해 다목적홀과 함께 별도로 시청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올해는 서초사옥 다목적홀보다 규모가 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해 주주들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또 코로나19 여파로 주주들의 대외활동이 줄어들면서 혼란을 최소화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400여명의 주주가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자리인 만큼 입구에 손소독제를 비치하고 체온 확인과 열화상카메라를 설치하고 주주별 문진표 작성과 해외 방문여부 확인 등 방역을 강화했음에도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 주주들의 안전을 위해 지정좌석제와 좌석 간 간격을 확보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이 때문에 주주들은 지난해 의사진행 방식과 주총 장소에 대해 불만을 터트린 것과 달리 차분한 가운데 사업현안에 대한 질의를 이어갔다. 

다만 삼성고공농성공동대책위원회를 포함한 일부 단체 주주가 강남역 고공농성과 관련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책임있는 대응을 요구하며 고성을 지르는 등 소동이 있었다. 또 일부 주주들은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과 관련해 “주총장에 나타나 주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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