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전광판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 급속한 확산에 유럽·미국 증시의 주가가 폭락한 데 이어 17일 오전 국내 금융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돈 풀기' 정책 공조에도 이날 증시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공격적인 부양책에도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지속하면서 폭락했다.

16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997.10포인트(12.93%) 폭락한 20,188.5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24.89포인트(11.98%) 추락한 2,386.1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970.28포인트(12.32%) 폭락한 6,904.59에 장을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12일 이후 2거래일 만에 1987년의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하락률을 다시 갈아치웠다.

뉴욕 증시에서는 또 개장 직후에 거래가 15분간 중단되는 '서킷브레이커'가 또다시발동됐다. 지난주 두 차례에 이어 이달 들어 세 번째다.

이날 오전 10시 54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31포인트(1.75%) 하락한 1,684.81을 가리켰다. 지수는 전장보다 74.02포인트(4.32%)나 폭락한 1,640.84로 출발했다가 시간이 가면서 낙폭을 다소 줄였다.

코로나19로 인한 경기둔화 우려가 커가며 코스피는 '날개 없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일 2,040.22로 출발한 코스피는 7거래일째인 17일 장중 한때 1,637.88까지 떨어졌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344억원을 순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장중 기준으로 9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개인과 기관이 각각 138억원, 165억원을 순매수하면서 낙폭은 다소 줄어든 상황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2.73포인트(2.52%) 내린 491.78을 나타냈다.

지수는 16.49포인트(3.27%) 내린 488.02로 출발한 뒤 현재 490대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이 1399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1215억원, 기관은 208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하락세다. 이날 10시 55분 기준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0% 내린 5만9840원에 거래됐다.

코스피가 급락세로 출발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74.02포인트(4.32%) 내린 1,640.84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급락세로 출발한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전장보다 74.02포인트(4.32%) 내린 1,640.84로 출발했다. [사진=연합뉴스]

전날 한은은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1.25%에서 0.75%로 0.50%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코로나19가 한국 무역에 미치는 악영향도 본격화되고 있다.

2월에 이어 3월 초에도 일평균 수출이 감소했고 기업들은 국내에 발이 묶이면서 새로운 거래처 발굴이나 수출선 다변화에 제약이 생겼다.

지난달 한국 수출은 15개월 만에 지난해 같은 달 대비 4.5% 반등했지만, 조업일수를 배제한 일평균 수출은 11.7% 하락하며 한 달 만에 다시 마이너스가 됐다.

이달 1∼10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늘었으나 일평균 수출은 2.5% 감소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받을 충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코로나19가 미국과 유럽의 수요까지도 동시적으로 영향을 미쳐 경기 반등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각국의 여행 제한 조치와 휴교, 대규모 집회 금지, 프로 스포츠의 중단 등 코로나19 충격파가 경제 전반으로 퍼지는 중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 중앙은행의 금융완화 조치는 경제주체에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지 못했다"며 "경기개선 기대감이 형성되기 위해선 미국과 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대외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 특성상 부진한 흐름이 좀 더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코로나19가 진정될 때까지 실물경제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공포가 여전한 가운데 정책 효용성, 향후 정책 여력 등에 대한 의구심이 커서 연이은 유동성 공급, 강력한 통화정책, 경기 부양 정책 등에도 패닉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 급증에 따른 공포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한국은행의 긴급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공포로 인한 투매가 이어지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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