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딜러가 모니터 화면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인하한 16일 오전 국내 금융시장이 불안한 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5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제로금리' 수준으로 전격 인하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0.00∼0.25%로 1%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15년 12월 이전의 제로금리로 돌아갔다. 연준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했다가 2015년 12월까지 약 7년간 유지한 바 있다.

연준은 또 유동성 공급 확대를 위해 7000억달러 규모의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을 매입하기로 했다.

코스피는 상승 출발했으나 이내 하락세로 돌아섰다가 반등하는 등 지난주 폭락 이후 방향을 잡지 못한채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지수는 33.99포인트(1.92%) 오른 1,805.43으로 개장했으나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에 밀려 장중 한때 1,741.72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상승세로 올라서는 등 출렁거리고 있다.

전일 종가 대비 지수가 위아래로 1% 넘게 등락하면서 장 초반부터 극심한 변동성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이날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개인이 432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외국인은 1924억원, 기관은 2610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이로써 외국인은 장중 기준으로 8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 출발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3원 내린 달러당 1,215.9원을 기록했다.

환율은 8.3원 내린 1,211.0원에서 출발한 뒤 서서히 낙폭을 줄여 1,210원대 중반에서 움직이고 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채권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오전 10시 50분 현재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7.6bp(1bp=0.01%포인트) 하락한 연 1.076%를 기록했다.

5년물은 연 1.245%로 7.9bp 내리고 10년물은 연 1.537%로 8.2bp 내렸다.

안전자산인 금값은 하락세다. 이날 10시 50분 기준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22% 내린 6만860원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급 기준금리 인하와 자산매입 발표 이후 그 효과를 가늠하며 지수의 방향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외환시장에서 투기적인 거래 등으로 환율의 일방향 쏠림 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하고 단호히 시장안정조치를 시행하겠다"고 시장 안정 의지를 다시 확인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미국의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한 데 대해 "원인 치유가 아닌 증상 완화 조치"라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달리 이번 금융시장 불안 원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라며 "유동성 확대는 증상을 완화하지만, 원인을 불식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으로서는 전격적이고 파격적인 시장 안정책을 내놓은 셈이지만, 시장은 오히려 그럴 수밖에 없었던 불안정한 상황을 더 우려하고 있다"면서 "실제로 발표 이후 개장한 미 선물시장은 4∼5%씩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연준의 제로금리, 양적완화(QE) 확대 선언은 주말 사이 미국의 비상사태 선포와 독일 경제 수장의 재정 확대 시사와 더불어 시장 불안 심리를 진정시키는 재료"라며 "다만 연준의 긴급 금리 인하가 오히려 경제 침체에 대한 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하면서 달러 약세 영향력은 제한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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