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쿠팡 노동자가 서울 시내에서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쿠팡 노동자가 서울 시내에서 배송 업무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쿠팡맨이 배송 중에 숨졌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배송량이 급증한 가운데 이번 사망 원인이 과도한 업무량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공항항만운송본부 쿠팡지부에 따르면 12일 새벽 2시경 경기도 안산시에서 배송 중이던 쿠팡 노동자 김모씨(47세)가 쓰러진 채 발견됐다.

안산시 한 건물 계단에서 발견된 김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장례는 쿠팡측 지원으로 이뤄졌다.

고인은 밤 10시에 출근해 아침 8시까지 새벽 배송 업무를 담당했다. 지난달 중순 계약직으로 쿠팡에 입사한 후 일주일간 교육 받았으며, 단독 배송에 나선 것은 2주가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노조측은 “김씨가 한 시간에 20가구 정도를 담당해 신입직원이 감당하기 버거운 배송량을 맡았다. 이는 숙련된 쿠팡맨이 처리하는 수준이다”며 “김씨는 가족에게 휴게시간이 지켜지지 않아 ‘비인간적이다’, ‘어떻게 일하냐’ 등 고충을 토로했다”고 언급했다.

쿠팡은 업무량에 대해 다른 주장을 내놓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은 배송인력 동선과 지역특성 등을 고려해 배송량을 배정하고 있으며 법정 근로시간을 지키고 있다”며 “고인은 입사 4주차 쿠팡맨으로 입사 초기 트레이닝 기간이라 일반 쿠팡맨 업무량의 50% 정도를 소화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동 강도와 관련해 현장에서는 온도차가 있다.  

김한별 민주노총 공항항만운송본부 조직부장은 “몇년 전만 해도 쿠팡본사가 현장관리로 쿠팡맨과 동일하게 배송체험을 하고 일부품목 주문을 제한할 정도로 노동 강도 관리에 신경을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느 순간부터 사측에서 데이터만 보고 업무를 배분하는 것으로 판단돼 이전 쿠팡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고 노조측 입장을 설명했다.

한편 쿠팡은 최근 코로나19로 늘어난 배송량을 감당하기 위해 신규 직원을 채용하고 쿠팡 플렉스 등 비정규직 배송 인력을 늘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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