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공적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진=이하영 기자]
11일 오후 공적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약국판매 공적마스크 잔여 수량을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알려주는 마스크스캐너(마스크앱) 도입 첫날인 11일, 서울 송파구 일대에는 앱보다 약국별 입고 시간에 맞춰 기다리는 시민들이 포착됐다.

이날 오전부터 송파구 내 약국 10여곳을 돌아본 결과 대부분 문 앞에 ‘품절’ 표시가 눈에 띄었다. 앱 상에서 잔여수량이 남아있어도 품절 게시물을 붙이고 마스크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약국에서는 “어제 저녁에 잔여수량 4개로 표시하고 갔는데 오늘 오전에 찾아온 손님이 ‘잔여수량 30개로 봤다’고 했다”며 “아직 시스템 초기라 불안정한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1시 30분경 서울 송파구내 대형약국 2곳(A‧B)을 찾았을 때 벌써 약국 앞에는 마스크 행렬이 늘어서 있었다. 약국 2곳 모두 오후 2시부터 마스크를 판매하기 때문이었다.

11일 서울 송파구 내 약국에 공적마스크 판매시간이 표기돼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11일 서울 송파구 내 약국에 공적마스크 판매시간이 표기돼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한 약사에게 “손님들이 마스크앱을 보고 찾아오신 것 같은가?”라고 묻자 “며칠 전부터 2시에 판매하고 있다. 공적마스크 약국 판매가 일주일을 넘어서며 물류 오는 시간이 짐작 가능해진 덕분”이라고 말했다.

복수의 약국 관계자도 “마스크 도착시간이 일정해졌다”고 확인했다. 또 동일구 반경 1km 이내 약국 10곳을 살펴본 결과 1곳을 제외하고 모두 마스크 판매시간을 적어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마스크앱에 입고나 판매시간은 표시되지 않는다. 마스크 절대량이 부족해 물량이 풀리자마자 매진사례가 되풀이돼 약국에 ‘마스크가 몇장 있느냐’ 보다 ‘언제 마스크가 풀리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2시 전 A‧B약국 모두 마스크앱에서는 물량이 ‘충분’하다고 표시됐지만 약사들은 ‘고객과 약속’을 이유로 지정 시간 이전에 판매를 진행하지 않았다. 한편에서 마스크앱에 약국별 판매시간을 게재했으면 좋겠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왼쪽부터) 11일 약국별 공적마스크 잔여수량을 나타낸 마스크스캐너, 네이버. [사진=이하영 기자]
(왼쪽부터) 11일 약국별 공적마스크 잔여수량을 나타낸 마스크스캐너, 네이버. [사진=이하영 기자]

이날 오후 A‧B약국은 각각 마스크를 250장씩 판매했다. A약국은 3명이 주민등록번호 입력과 계산 등을 나눠 17분 만에 판매를 종료한 반면, B약국은 같은 양을 2명이서 처리해야해 2배에 가까운 30여분이 소요됐다.

A약국 약사에게 이같은 사정을 이야기하자 “손님들이 빨리 마감했다고 오해하시는 것 아니냐”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해당 약국 직원들에 따르면 공적마스크 판매 후 오전에만 300여통이 넘는 마스크 관련 전화 문의가 오고, 퇴근하면 직원 모두 마스크 손님 응대에 지쳐 집에 가자마자 ‘뻗는 게 일상’이 됐다.

취재 중 만난 또 다른 약사는 “정부에서 약국 공적마스크 수익이 장당 400원이라고 하지만 억울하다”며 “부가세 150원에 카드수수료 30원 떼면 장당 220원 남는데, 하루 종일 힘든 것에 비하면 인건비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속상한 심경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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