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오후 울산시 동구 울산대병원 응급실이 폐쇄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오후 울산시 동구 울산대병원 응급실이 폐쇄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감염자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방역망에 구멍이 생기고 있다.

특히 대구지역에서 타지역으로 이동한 감염자가 출신지를 속여 진료를 받으면서 국가 방역의 전초기지인 대형병원이 잇따라 폐쇄되는 등 사태가 심각해지고 있다.

10일 보건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세가 가장 높은 대구·경북지역 지역 병원을 비롯해 경기 성남의 분당제생병원,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등 주요 도심지 대형병원들이 잇따라 폐쇄조치됐다.

경기 성남 분당제생병원은 의료진과 환자 등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지난 6일 외래진료 및 응급실 운영이 중단됐다. 확진자는 간호사 2명, 간호조무사 3명, 환자 3명 등이다.

분당제생병원은 지난 5일 호흡기 무증상이었던 한 환자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분당제생병원에서 코로나지정치료기관인 순천향대부천병원으로 이송돼 음압격리병상에서 치료받고 있음에 따라 이 환자의 접촉자를 파악한 결과 감염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당제생병원의 경우 하루 평균 6000명의 환자가 이용하는 지역 주요 의료거점으로, 이번 폐쇄조치로 인해 방역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서울백병원은 지난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신모(79)씨가 외래를 통해 입원, 확진 판정을 받기까지 대구에서 왔다는 사실을 숨긴 사실이 드러나 외래 및 응급실 등 일부 병동을 폐쇄했다.

이 환자는 구토, 복부 불편감 등의 증상으로 지난 3일부터 이 병원에 입원 중이었다. 이날 오전 7시 코로나19로 확진돼 음압병실에 격리 입원해 있다가 오후에 다른 국가지정병원으로 옮겨졌다. 서울백병원은 환자의 입·퇴원 금지, 전 직원 이동금지, 병원 입구 방문객 차단 등을 하고 있다.

서울백병원에 따르면 해당 환자와 접촉한 입원 환자 및 의료진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 모두 음성으로 확인됐다.

지역 주요 의료거점 병원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환자들의 진료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역 주요 의료거점 병원들이 잇따라 폐쇄되면서 환자들의 진료 피해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같이 대형병원에 대한 폐쇄조치가 이어지자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한 폐쇄 조치가, 오히려 일반 환자들을 위협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의사협회는 확진자 발생만으로 의료기관을 폐쇄한다면 결국 대부분의 상급종합병원이 문을 닫아야 하고 피해는 환자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병원 폐쇄기준과 기간, 진료 재개 기준이 자치단체마다 달라 결정권한을 질병관리본부와 보건복지부가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의학적 근거 없이 무조건 폐쇄 명령부터 내리는 것은 오히려 의료기관에 의존하고 있는 많은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훼손하고 자칫 잘못하면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일방적인 폐쇄조치가 아닌 철저한 방역과 소독 후 진료를 즉각 재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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