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유제원 기자] 전염병 확산은 경제에 예기치 못한 충격을 미치지만, 확산세가 진정되면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국은행이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심리가 크게 악화했지만, 확산세가 조기에 진정될 경우 경기가 빠르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8일 해외경제 포커스에 실린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2000년 이후 주요 전염병과 자연재해 사례를 살펴본 결과 이처럼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2002∼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2015년 국내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2014∼2016년 에볼라 등 사례를 담았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집계에 따르면 이들 전염병의 경제적 손실액은 사스가 400억달러, 메르스(국내)가 2조3000억원, 에볼라가 220억달러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전염병은 스페인독감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적·물적 자본손실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보다는 전염병 확산에 따른 불안 및 경제심리 위축 등을 통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했다"고 평가했다.

대규모 자연재해가 직접적인 인적·물적 자본손실을 초래해 생산활동을 저해하고 경제심리를 위축시키는 것과는 차별되는 지점이다.

이런 맥락에서 자연재해는 피해시설의 복구 정도에 따라 경제 회복속도가 상이한 모습을 보였지만, 전염병의 경우 확산세가 진정되면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보고서는 평가했다.

사스는 중국, 홍콩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하면서 인접국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쳤지만, 집중적인 확산 기간은 2003년 2분기 정도에 그쳤고, 국내 메르스도 확산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짧았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은 전염병과 자연재해에 대한 전반적인 위험도는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기후변화 등으로 발생 빈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체계적인 재난 대응 시스템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이 긴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핵심 부품·소재를 국산화하고 거래처를 다변화해 주요 교역 상대국의 재난에 따른 중간재 수급 차질 등 공급망 훼손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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