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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오는 27일 열리는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이 공방을 이어가며 표심잡기에 나섰다.

조원태 회장은 금융전문인들을 대거 사외이사 후보로 내세웠다. 조 회장의 경영실패 책임을 거론하며 전문경영인 체제로의 전환을 강조하는 주주연합의 주장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자 주주연합은 대한항공 리베이트 사건 카드를 꺼냈다. 주주연합은 “범죄 행위에 관여한 인사들은 즉시 물러나야 하고 새로 선임될 이사진에 포함돼선 안 된다”고 맞받아쳤다.

기타주주의 표심 확보가 주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총 전 양측의 기싸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조원태 회장, 주주연합 측 ‘전문경영인 체제 전화 주장’ 맞서 금융전문가 포석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은 지난 4일 한진칼 이사회를 소집하고 이사진 추천 명단을 공개했다. 주주연합의 주장에 맞서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한진칼 이사회가 이날 추천한 사외·사내이사 후보는 총 7명이다. 총 6명(사내 2명, 사외 4명)인 현 이사회를 8명으로 늘리고 총 11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내이사 후보로는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조 회장을 재추천하고, 하은용 대한항공 재무부문 부사장을 새롭게 추천했다. 하 부사장은 한진그룹에서 30년 이상 근무한 재무·전략 전문가로 지난해 말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에 올랐다.

사외이사 후보에는 금융전문가들의 이름이 등장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포함해 박영석 서강대 경영대학 교수, 임춘수 마이다스PE 대표, 최윤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동명 법무법인 처음 대표변호사 등 5명이 추천됐다.

한진 측은 “사외이사는 지배구조 개선, 재무구조 개선, 준법 경영을 이끌 수 있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로, 사내이사는 수송 물류 산업의 전문성을 갖춘 인물로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 주주연합, 조 회장 경영능력에 이어 도덕성 논란 제기


강성부 KCGI 대표. [사진=연합뉴스]
강성부 KCGI 대표. [사진=연합뉴스]

주주연합은 6일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개입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주연합은 “조 회장을 포함해 이 사건의 핵심에 있던 임원들은 현 직책에서 즉시 물러나야 한다”며 “동시에 한진칼의 새로운 이사 후보에서 분명히 제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주연합이 확보한 프랑스 고등법원 판결문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2010년 9월 200만 달러, 2011년 9월 650만 달러, 2013년 600만 달러 등 총 1450만 달러(약 170억 원)를 대한항공에 지급했다. 이 중 2013년에 지급한 달러는 대한항공 고위 임원이 사적으로 관련된 교육기관 연구 프로젝트에 지급됐다고 명시됐다.

이와 관련 대한항공은 180억 리베이트 의혹은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공식 입장을 내놨지만, 주주연합은 “구체적인 시기와 액수가 특정된 대가성 금액을 수수해 놓고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주장은 전혀 납득할 수 없는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조 회장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기획, 자재, 여객 업무를 거치면서 리베이트 관련 업무 전반에 개입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며 “더욱이 2011년부터는 경영전략본부장의 직책으로 에어버스 항공기 구매에 직접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액의 리베이트 수수의 구체적인 실행이 조 회장 몰래 이뤄질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주주연합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해 리베이트 수수 관행을 종식하고, 한진그룹이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대한항공의 리베이트 의혹은 지난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제기됐다. 당시 채이배 민생당 의원은 프랑스 파리 고등법원 판결문을 공개하며 "에어버스라는 항공사 제조업체가 대한항공뿐 아니라 세계 유수의 항공기업에 항공기를 납품할 때 리베이트를 줬다는 내용이 나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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