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이베이코리아가 매년 고공행진 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난해 ‘매출액 1위’, ‘유일한 흑자 기업’ 타이틀 두개를 동시에 잃으며 매각설에 휩싸였다. 매각 금액 또한 5조로 적지 않아 실제 매각까지는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6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미국 이베이 본사가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지분 전량이 매각되는 형태인데, 거래가는 5조원으로 추산된다. 해외 업체로의 매각 가능성에 거래가는 8조원에서 최대 10조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 이베이코리아측은 “근거 없는 내용”이라며 매각설을 일축했지만, 이커머스업계에서는 “그럴 만하다”며 매각설을 수긍하는 분위기다.

수년에 걸쳐 이베이코리아 매출이 제자리걸음인데다 지난 2년간 영국 이베이에서 수익금을 상당량 챙긴 점도 매각설에 힘을 보탠다. 심지어 지난해 쿠팡에 매출액마저 추월당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이베이코리아 할인 기간에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베이코리아]
이베이코리아 할인 기간에 한 고객이 쇼핑을 하고 있다. [사진=이베이코리아]

실제 앱‧리테일 분석서비스 와이즈앱에 따르면 2019년 한국인이 가장 많이 결제하는 온라인 추정 금액 조사 결과 네이버(20조9249억원)에 이어 쿠팡(17조771억원)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베이코리아는 16조9772억원을 기록해 매출액이 쿠팡에 1000억원가량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해 이커머스 기업 순위에서 만년 2위던 쿠팡이 이베이코리아를 앞서 1위에 올랐다. 쿠팡은 적자 또한 1조원을 넘어서지만 압도적인 매출액으로 이커머스업계에서 점차 독보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수년전부터 엑시트 움직임이 감지돼 왔다.

전자공시 시스템 기준 이베이코리아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6년 8633억원, 670억원 △2017년 9518억원, 623억원 △2018년 9811억원, 486억원이다. 3년간 이익금이 200억원 가까이 줄어드는 동안 △2016년 1391억원 △2017년 1613억원 등 한해 영업이익 2배가까이 되는 거금이 배당금으로 흘러나갔다.

배당금과 관련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들은 “이베이측에서 매각 전에 이익금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이베이코리아가 투자은행업계 매물로 나왔다는 말이 돌며 이커머스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픽사베이]
최근 이베이코리아가 투자은행업계 매물로 나왔다는 말이 돌며 이커머스업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픽사베이]

이베이코리아가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왔지만, 이커머스 기업 간 경쟁으로 성장이 정체되고 후발기업들 대두로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본사에서는 올해가 ‘제값을 받을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이란 반응이 우세하다.

매각 성사 여부나 금액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다.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이베이측은 해외 매각으로 최대 10조까지 보고 있다지만, 국내 상황으론 5조도 너무 커 선뜻 나서는 기업이 없을 거란 것이 이커머스업계 중론이다.

가장 유력한 국내 기업으로는 유통 공룡 롯데가 손꼽힌다.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프라인 매장 200개 점포 연내 폐쇄 계획을 밝힌데다, 2023년까지 온라인 취급액을 20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ON) 서비스를 이달 안에 론칭하고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 진출할 예정이다.

롯데쇼핑에서만 1조원을 넘기는 유동자금을 보유한 것 또한 롯데가 유력한 이베이코리아 인수 기업으로 언급되는 이유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삼킬 경우 단숨에 이커머스업계 1위로 점프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2020년 이커머스업계 화두는 정교한 배송이 될 전망으로, 물류센터 구성에 소극적이었던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2020년 이커머스업계 화두는 정교한 배송이 될 전망으로, 물류센터 구성에 소극적이었던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외에는 신선식품 중심으로 영향력을 키우는 SSG닷컴과 2015년 홈플러스를 인수한 사모펀드 MBK 등도 후보로 거론된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다지기 위해 쿠팡의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점치는 일부 시선도 없지 않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베이코리아 매각에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온라인 시장 성장 지속 가능성이 낮아진 점과 높은 매각가격, 낮아지는 영업이익 등이 이유다.

이베이코리아는 업계 기준 국내 온라인 쇼핑 점유율을 12%(쿠팡 13%)를 차지해 인수 주체는 자연스럽게 거래액 기준 1위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문제는 이커머스업계가 정교한 배송을 요구하는 서비스로 경쟁구도가 재편되며, 오픈마켓 형태로 배송보다 소비자와 판매자 연결을 강조해 운영되던 이베이코리아가 얼마만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다.

이와 관련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20년 이커머스 경쟁 구도 중심은 마이크로 풀필먼트(보다 정교한 배송 서비스)가 될 것”이라며 “인수 주체에 따라 시너지를 위한 강력한 사업 모델 전략이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인수 시너지가 없을 경우 위험성을 경고했다.

남성현‧박준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베이코리아는 영업이익 흑자 지속 등 매력적인 회사임에는 틀림없다”면서도 “인수 인후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구조이며 소매시장 온라인 침투율이 30%를 넘어서 산업 성장 지속 가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인수 성공 여부를 미지수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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