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도쿄 주 경기장 메인스타디움. [사진=연합뉴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도쿄 주 경기장 메인스타디움.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산업계 전반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도쿄올림픽 특수를 기대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기업들도 긴장하고 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 최대 스포츠축제인 올림픽을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어나면서 올림픽 특수를 노리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칫 이 기회를 흘려보내야 될 지도 모를 상황에 처했다. 

4일 NHK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하시모토 세이코 일본 도쿄올림픽·패럴림픽 담당상은 3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도쿄올림픽의 연내 연기 가능성을 거론했다. 

하시모토 담당상은 “개최 도시 계약에는 연내 올림픽이 열리지 못할 경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취소할 권리를 가진다고 언급돼있다. 이 해석에 따라서는 2020년 중이라면 연기가 가능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내 연기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 이를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는 주장이다. 하시모토 담당상은 “5월말이 IOC 판단의 큰 기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2~3개월 내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올림픽 연기 여부가 결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와 관련해 당장 결정하기는 이르다는 반응이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언론브리핑에서 올림픽 연기와 관련해 일본 내 코로나19 진척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외에 후쿠시마 일대 방사능 수치에 따른 환경단체의 우려와 일본 자국 내 환경적 요인, 올림픽 준비상황 미흡 등으로 올림픽 개최를 재고해야 한다는 의견과 참가국가의 보이콧 움직임도 조심스럽게 일어나고 있다. 

올림픽 개최가 연기되거나 취소될 경우 글로벌 TV 시장 1위와 2위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대형 스포츠축제를 앞두고 TV 판매량이 늘어나기 때문에 도쿄올림픽은 TV 판매에 성수기나 다름이 없다. 특히 양사의 8K TV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만큼 올림픽 특수는 앞으로 TV 패권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2020년형 QLED 8K TV 라인업을 대거 공개했다. 

2020년형 QLED 8K TV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퀀텀 프로세서’와 ‘서라운드 사운드’를 구현하고 베젤(테두리)을 최소화한 인피니티 디자인을 적용해 몰입감을 더했다. 

외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영국 BT스포츠와 협업해 아스널과 올림피아스코스의 유로파리그 경기를 8K 카메라로 촬영하고 삼성 QLED 8K TV로 송출했다. 

삼성전자는 8월부터 BT스포츠와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포함한 주요 스포츠 경기를 8K로 촬영하고 중계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삼성전자는 일본 본토에서 TV를 판매하진 않고 있지만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해 다채로운 후원활동 및 마케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을 포함해 글로벌 시장에 판매를 확대하고 있는 LG전자는 도쿄올림픽 변수에 따라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는 중국 TCL과 함께 유일하게 일본 TV 시장에서 점유율 10권 이내에 오른 외국 기업이다. 

도쿄 한 가전매장에서 판매 중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TV. [사진=LG전자]
도쿄 한 가전매장에서 판매 중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TV. [사진=LG전자]

LG전자는 지난해 일본에 ‘LG 시그니처 올레드 8K TV’를 출시했다. 샤프와 파나소닉 등 자국 제품이 강세를 보이는 일본 시장에 올림픽을 앞두고 대형 프리미엄 TV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이를 공략하기 위해 일본 출시에 나선 것이다. 

이밖에 LG전자는 해외 판매처를 확대하며 올레드 TV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나이지리아 e-스포츠 대회를 후원하며 현지에 올레드 기술 알리기에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일본 내에서 코로나19에 따른 TV판매 영향은 없다. 다만 앞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돼 올림픽 개최에도 영향을 줄 경우 판매상황은 섣불리 전망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워낙 예측이 어려워 가전업계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워낙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그로 인한 올림픽 개최 여부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외출을 자제하고 집에서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오히려 대형 프리미엄 TV 판매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가전기업 입장에서는 썩 나쁘지만은 않은 상황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금액 기준 글로벌 TV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0.9%로 1위를 차지했고 LG전자는 16.3%로 2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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