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스크는 백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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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마스크는 백신이 아니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20.03.03 1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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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얼마 전 퇴근하는 길에 대단히 재미있는(?), 혹은 위험한 광경을 봤다. 두 명의 젊은이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고 있었다. ‘질주’라는 표현이 과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지만 걷는 입장에는 반박하기 어려운 빠른 속도였다. 

재미있었던 광경은 두 청년의 안전장구 착용 상태였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해 마스크를 코끝까지 철저하게 올려서 썼다. 대신 헬멧은 쓰지 않은 상태였다. 교통경찰이 있었다면 당장 붙잡혀서 벌금딱지를 끊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아니, 당장 얼마의 벌금을 내야 할지 고민하기 이전에 코로나19로 죽을 확률과 오토바이 사고로 죽을 확률을 비교해야 했다. 계산은 간단할 수밖에 없다.

최근 모 공공장소 화장실에서도 재미있는(?) 광경을 봤다. 남자화장실에 와서 볼 일을 본 남성이 손을 씻는다. 한 손으로 수도꼭지를 올리고 한 손의 지문부위만 쓱싹 문지르고 물을 닫는다. 이 남성은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옆에서 비누 듬뿍 문지르고 열심히 손 씻는 내가 다소 머쓱해졌다. 

이 남성은 차라리 양반이었다. 나중에 공공장소에서 본 또 다른 남성은 마스크는 썼지만 볼 일을 본 후 아예 손을 씻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흔치 않게 볼 수 있다. 마스크를 쓴 채 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는 광경은 여기에 언급할 필요도 없는 수준이다. 차라리 마스크를 쓰지 않고 담배 피우는 모습이 더 합리적으로 보일 지경이다. 

3일 모 방송 보도에서는 마스크 구매 행렬에 선 확진자의 인터뷰가 소개됐다. 이 남성은 “확진자라는 전화를 받았지만 마스크는 사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진 않겠지만, 마스크가 귀해질수록 이것이 마치 ‘백신’처럼 인식되는 모양이다. ‘마스크는 백신이 아니다’. 이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마스크가 마치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최종전 티켓만큼 귀해진 탓에 마스크를 구매하는 것만으로 코로나19를 이길 동력을 얻은 것처럼 인식되는 듯 하다. 

마스크는 백신이 아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그 밖에 청결 유지 및 대외 활동 자제도 중요하다. 

보건당국은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목적으로 대외활동을 줄이고 손 씻기를 권고하고 있다. 마스크를 사기 위한 줄이 바이러스 확산의 진원지가 되지 않도록 스스로 청결 및 예방활동에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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