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은 지난 2일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국내 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를 최종 결정하면서 항공업계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일부 항공 전문가들은 제주항공의 이스타 인수 최종 결정에 대해 "항공업계가 빅3 체제로 재편될 것"이라며 "나머지 항공사 중 일부가 이들에 흡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항공업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시점에서 향후 항공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공업계의 빅3 체제로 지각 변동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제주항공의 국내·국제선 점유율과 항공기 보유 수가 항공업계 1~2위를 다투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바짝 쫓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제주항공의 국내·국제선 점유율은 13.9%다. 여기에 이스타항공(6.6%)을 더하면 제주항공의 점유율은 총 20.5%로 늘어난다. 같은 기간 항공업계 1·2위를 차지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은 계열 항공사를 포함 각각 38.8%, 32.1%로 나타났다.

항공기 보유 수 차이도 줄었다. 제주항공(45대)과 이스타항공(23대)의 보유 항공기는 총 68대로, 대한항공(169대)·진에어(26대)의 195대, 아시아나항공(86대)·에어부산(26대)·에어서울(7대)의 119대 다음으로 많다.

반면, 일각에선 재무적인 측면에서 이번 인수가 제주항공의 경영난이 가중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인수가가 대폭 할인되긴 했지만, 지난해 3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제주항공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 증권가에서는 이스타항공 인수만으로 제주항공이 저비용항공사(LCC) 재편의 승자라는 확신은 금물이라면서, 이스타항공을 정상화시킬만큼 재무 체력에 문제가 없음을 증명해야 하는 것이 주가 반등을 위한 선결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최고운 한투증권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중장기 구조조정 효과보다 당장의 재무 부담을 더 걱정해야 한다"며 "2월 우리나라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동월대비 47%나 급감했다.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은 각각 51%, 64% 역신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1분기 대규모 영업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제주항공은 지난 2일 이사회를 열고 이스타항공의 모회사 이스타홀딩스 지분 51.17%를 545억원에 매입키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금액은 총 545억원으로 지난해 12월 인수양해각서(MOU)를 체결할 때 합의했던 금액 695억원보다 150억원 낮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12월 이행보증금으로 지급한 115억원을 제외한 차액 430억원을 지분 취득예정일자인 오는 4월 29일에 전액 납입할 예정이다.

이석주 제주항공 사장은 "코로나19 이슈 등으로 인한 항공시장상황을 고려해 궁극적으로 항공업계 발전에 보탬이 되도록 양사간의 양보를 통해 가격조정을 이뤄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제주항공 임직원에게 보낸 특별 메시지에서 "국내 항공업계는 공급과잉의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어 조만간 공급 재편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인수를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원가 절감, 노선 활용의 유연성 확보, 점유율을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확보 등을 통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사장은 "이스타항공 인수에 대한 우리(제주항공) 직원들의 우려가 크다는 것을 경영진도 잘 알고 있다"며 "운영효율 극대화를 통해 이스타항공의 경영 안정화 및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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