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신차에 들어갈 원통형 배터리 생산 풍경. [사진=테슬라코리아]
테슬라 신차에 들어갈 원통형 배터리 생산 풍경. [사진=테슬라코리아]

[이뉴스투데이 유준상 기자] 국내 상업용 전지의 효시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올라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내 배터리사들도 새로운 수익원 창출 기회로 삼고 적극적으로 진출 무대를 물색하는데 몰두하는 분위기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B3에 따르면 2010년에 전무했던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2018년에는 무려 21억9900만셀로 늘어났다.

원통형 배터리는 1990년대 후반 국내 첫 출시된 상업용 전지의 타입이다. 노트북, 전동공구, 가든툴, 청소기 등 각종 전자도구에 탈착되는 형태로 활용됐지만 점차 기기의 소형화로 플랫 배터리가 각광을 받으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다. 실제로 노트북에 사용되는 원통형 배터리 셀의 수요는 2010년 12억셀에서 2018년 1억1800만셀로 급격히 줄었다.

원통형 배터리에 인공호흡기를 붙인 건 전기차 시장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원통형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이 인정받으면서 후발 주자들이 속속 원통형 전기차 출시에 나서는 분위기”라면서 “이같은 추세라면 전기차 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의 입지가 굳혀지면서 사용량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무서운 기세로 성장함에 따라 기존의 대형 파우치 배터리와 소형 원통형 배터리 수요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올해 76.4GWh에서 2023년 150GWh, 2025년 227.9GWh로 매년 25%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년 안에 규모가 두 배로 커지는 셈이다.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 [사진=SNE리서치]
원통형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전망. [사진=SNE리서치]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선발주자 LG‧삼성도 신발끈을 졸라매고 시장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라는 면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화학은 지난달 26일 미국 ‘루시드모터스’와 올 하반기부터 2023년까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하는 조건으로 계약했다. LG화학 관계자는 “루시드에 공급하는 원통형 배터리 모델 ‘21700’은 에너지 밀도를 극대화해 배터리 개수를 기존 7000개에서 4000개로 파격적으로 줄일 수 있다”며 “배터리 개수를 줄일수록 관리가 용이하고 안전성이 높아지는 효과를 낸다”고 설명했다.

삼성SDI도 원통형 배터리 진출 무대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 관계자는 “계약을 맺을 전기차 업체들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원통형 배터리 시장을 물색하고 있는 건 맞다”며 “테슬라 모델이 전기차 시장에 원통형 배터리 전망을 밝혀놓은 만큼 공장을 증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폭스바겐, 르노, 볼보, GM, 현대 등 기존 대형 파우치 배터리 시장이 성장하는 동시에 테슬라, 패러데이퓨처스, 루시드모터스 등 원통형 배터리 시장도 파이가 커지고 있는 국면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배터리 전문가는 “매년 파우치 배터리 시장이 30%, 원통형 배터리 시장이 25%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만큼 전기차 시장이 개화기를 맞았다”며 “두 분야에 투자하는 기업들 중 어느 편이 웃을지는 현 시점 함부로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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