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28일 오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선 시민들, 마트 직원이 마스크 구매 주의사항을 고객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왼쪽부터) 28일 오전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선 시민들, 마트 직원이 마스크 구매 주의사항을 고객에 전달하고 있다. [사진=이하영 기자]

[이뉴스투데이 이하영 기자] “이렇게 모여 있는 게 더 안 좋은데, 이러다 여기 확진자 있어봐….”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선 한 시민(50대‧여)의 말이다.

28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마트 송파점 지하 1층 마트 입구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이날 오전 9시 55분부터 마스크 판매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9시 30분쯤 도착하니 벌써 시민 70여명이 마스크를 쓴 채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앞사람과 뒷사람 얼굴 간격이 50cm도 채 되지 않아 마스크를 쓰지 않고 대화를 하면 충분히 서로 얼굴에 침이 튈만한 거리였다.

줄을 선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렇게 서 있는 게 더 위험하다” “너무 가깝다”며 줄을 서는 동안 감염 위험을 걱정하는 말도 종종 오갔다. 밀폐된 장소는 아니지만 확진자일지 모르는 사람이 주변에 있으면 감염 위험이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28일 롯데마트 송파점에 게재된 마스크 판매 알림 포스터. [사진=이하영 기자]
28일 롯데마트 송파점에 게재된 마스크 판매 알림 게시물. [사진=이하영 기자]

이중 전날도 마스크를 사러왔다는 A씨는 “1인당 3개밖에 안 파니 매일 와야 한다”며 “우체국에 가도 안 팔고 인터넷으로만 판다는데 로그인이 안 된다”며 충분한 수량이 공급되지 않아 겪는 불편에 대해 하소연했다.

40분쯤 되자 마트 직원이 나와 “10시부터 마스크 판매를 시작한다. 55분 되면 번호표 나눠줄 거다”며 “200번까지 번호표를 나눠주고 (번호표가) 없는 사람에게는 판매가 어렵다”고 재차 강조했다.

예정보다 5분 뒤인 10시에 마스크를 나눠준다는 데 몇몇 시민이 불평했으나, 큰 소리는 새치기 하려는 B씨(70대‧남)로 인해 터져 나왔다.

B씨는 마스크 판매 줄에 서서 기다리는 C씨(50대‧여)에게 “마스크 사려고 기다리냐”고 말을 붙이고는 “여기 말고 약국에 판다. 3000~5000원 주면 다 있다. 내가 방금 사고 왔다”고 큰소리를 치며 C씨 뒤에 슬쩍 서려고 했다.

28일 오전 롯데마트 송파점에서 1인당 3장씩 판매한 마스크. [사진=이하영 기자]
28일 오전 롯데마트 송파점에서 1인당 3장씩 판매한 마스크. [사진=이하영 기자]

그러자 C씨 뒤에 선 시민들이 일제히 “할아버지 어디 새치기를 하려고 하냐” “여기 다 몇십분 기다린 사람들이다” “(직원에게) 여기 질서 안 지키는 사람있어요!”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B씨는 줄 맨 뒷자리로 이동하고 나서야 번호표를 받을 수 있었다.

마트에 입장하고 나서는 5분 안에 일사천리였다. 줄을 서서 무빙워크를 타고 한층 더 내려가니 고객센터 창구 3곳에서 마스크 계산을 진행하고 있었다.

70여명을 앞에 두고 있던 기자가 마스크를 산 시각은 10시 11분이었다. 기다린 시간까지 포함해 40여분 만에 마스크 3장을 손에 쥘 수 있었다.

이날 롯데마트에서 만난 김서영(가명‧30대)씨는 “직장이 재택근무라 시간이 나 처음으로 와봤는데 사람이 정말 많고 서로 붙어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여기는 야외라서 위험이 덜하지만, 밀폐된 공간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을 수도 있겠다”며 우려 섞인 말을 늘어놨다.

전문가들은 “야외는 공기확산이 잘 돼 감염 위험이 적지만 얼굴을 마주보고 있으면 당연히 감염 위험이 늘어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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