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마 사이언스] 코로나19 극복, 영화 속에 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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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마 사이언스] 코로나19 극복, 영화 속에 답이 있다
희생과 사랑으로 인간 존엄성 지킨 바이러스 영화 속 주인공들
  • 여용준 기자
  • 승인 2020.02.29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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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이 아니어도 바이러스와 싸울 수는 있다. 사진은 영화 '부산행'. [사진=NEW]
마동석이 아니어도 바이러스와 싸울 수는 있다. 사진은 영화 '부산행'. [사진=NEW]

[이뉴스투데이 여용준 기자] 연일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를 확인하고 사람이 사라진 거리 풍경을 바라보며 익숙하게 누렸던 일상의 소중함을 느낀다. 견고한 줄 알았던 우리 일상은 눈에 보이지도 않은 작은 바이러스 알갱이 하나에 파괴될 수 있을 정도로 연약했다. 그 당연하지만 낯선 사실은 무력감이 되고 스스로 무력하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공포는 밀려온다. 

공포는 창작의 좋은 소재가 된다. 그래서 많은 영화들은 개인의 두려움을 가지고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당연히 바이러스도 영화에 좋은 소재가 된다. SF영화나 재난영화, 공포영화를 보면 ‘바이러스’라는 단어를 듣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글의 제목은 영화에서는 바이러스를 어떻게 이겨냈는지 알아보자는 의도다. 그런데 유난히 냉소적인 글이 많은 이 기획에서 그런 희망적인 비전을 제시할 리 없다. 심지어 영화들에서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방법은 ‘기적’에 가깝다. 

그렇다. 높은 치사율과 무시무시한 전염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창궐하면 그냥 외부와 접촉을 피하고 숨죽여 앉아 이 고통이 끝나기만을 기다리는 게 최선이다.

많은 영화들에서 무시무시한 바이러스를 이겨내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로 묘사된다. 실제로 그렇게 이야기를 써야 재미가 있기도 하지만 강력한 바이러스 앞에서 그것을 이겨내는 일은 그만큼 어렵기도 하다. 

익숙한 바이러스 영화인 ‘컨테이전’이나 ‘아웃브레이크’, ‘월드워Z’, 한국영화 ‘감기’ 등을 살펴보면 극적인 효과를 위해 높은 치사율과 끔찍한 증상, 무시무시한 전염성을 강조한다. 코로나19는 그나마 무시무시한 치사율을 갖진 않았지만 높은 전염성을 가지고 전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많은 경우 백신을 찾는 과정은 ‘우연’에 기인한다. ‘월드워Z’는 좀비들을 피해 도망가던 중 백신의 힌트를 얻었고 ‘감기’는 하필 주인공의 딸 몸 속에 면역인자가 있다. 지금 세계에도 그런 기적이 일어나면 다행이겠지만 기적을 바라는 것보다는 노력으로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빠를 것이다. 

그렇다면 이 글은 “영화에는 코로나19에 대한 답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작성하는 의도는 무엇일까? 다름 아닌 전염병 앞에서 민낯을 드러내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서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 정면의 대형 간판인 꿈새김판에 '우리에겐 함께 이겨내온 역사가 있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 있다. 서울시는 새 문구가 코로나19 등 우리 사회가 마주한 난관과 갈등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외벽 정면의 대형 간판인 꿈새김판에 '우리에겐 함께 이겨내온 역사가 있습니다'라고 적힌 문구가 걸려 있다. 서울시는 새 문구가 코로나19 등 우리 사회가 마주한 난관과 갈등을 극복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염병이 등장하는 공포영화에서 소위 말하는 ‘악역’은 의외로 바이러스가 아니다. 연상호 감독의 영화 ‘부산행’에서는 좀비가 점령한 기차 안에서 운수업체 사장 용석(김의성)이 가장 눈에 띈다. 그는 자신만 살기 위해 이기적으로 버티고 타인을 모함한다. 

‘월드워Z’에서도 의도된 악역은 아니지만 노래하는 군중들은 최악의 상황을 촉발시킨다. ‘컨테이젼’에서도 진실을 감추는 세력들이 있다. ‘눈먼자들의 도시’에서는 시력을 잃는 전염병이 퍼지자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들은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다. 

코로나19 정국 속에서도 누군가는 추악한 민낯을 드러낸다. 전염병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사람도 있고 진실을 은폐한 채 괴소문으로 책임을 다른 곳으로 떠넘기는 무리도 있다. 세계가 위협받는 와중에서도 자기 집단의 잇속을 챙기고 다른 집단을 공격하는 사람도 있다. 

민낯을 드러내게 하는 것은 두려움이다. ‘부산행’의 용석이 열차 문을 “그냥 닫아!”라고 소리 친 것은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두려움은 모두에게 평등하다. 영화에서 끝까지 살아남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내는 사람도 두려움을 극복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두려움에 자신만 살고자 다른 사람을 해하고 외면한 사람들은 높은 확률로 죽거나 좀비가 됐다. 

‘코로나19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법’은 영화 속에 답이 있다. 두려워하지 않고 대비하는 것이다. 이 녀석은 영화에 등장한 괴물들처럼 높은 치사율을 가지고 있지 않다. 이 녀석과 싸우기 위해 두 손을 깨끗이 하고 입을 가린 채 얼굴을 감추자. 그리고 살려는 욕심보다는 지키려는 의지를 불태우자. 그러면 더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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