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윤진웅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을 놓고 조원태 회장과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기싸움이 치열하다. 특히 오는 3월 열릴 예정인 주주총회가 가까워지면서 양측은 여러 채널을 통해 각자 입장 피력에 열을 올리고 있다.

3자 주주연합이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며 조원태 회장을 강도 높게 비판하자 한진그룹은 즉각 여러 이유를 들어 반박하는 등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한진 노조에 이어 한진그룹 전직임원회가 조 회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조 회장에게 승세가 기울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강성부 KCGI 대표 “조원태 회장 경영 일선서 물러나야…”


주주연합을 이끌고 있는 강성부 KCGI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최고경영자인 조원태 회장이 경영 실패의 책임을 지고 완전히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2014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칼 대표가 된 이후, 한진칼의 누적적자가 1조7414억원에 달하며, 대한항공 부채비율은 861.9%로 법정관리에 들어간 항공사 수준”이라고 비판하면서 오너 중심 경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참여 여부에 대해선 “(3자 연합) 주주들은 절대 경영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며 “서로의 계약을 깰 수 없도록 명확하게 합의를 했고, 잘 될 때까지 이른바 ‘먹튀’ 없이 끝까지 가보자는 각오로 도원결의했다”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과거 현대시멘트, 이노와이어리스 인수를 예로 들며 경영권 확보 이후 구조조정 계획은 없다고도 전했다. 한진그룹 노조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한진그룹 3사 노동조합 가입 인원은 한진그룹 직원(2만4000여명)의 절반(1만2000여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가입한 우리사주·사우회는 한진칼 지분 3.7%를 보유하고 있다.


◇ 한진그룹 “3자 주주연합, 해외 금융⋅투기세력과 동일…결국 먹튀할 것”


한진그룹은 같은 날 이 같은 KCGI의 주장에 대해 즉각 반박하면서 “시장⋅주주에 대한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3자 주주연합이 이사회를 장악하고 대표이사를 선임한 후 직⋅간접적 이해관계자를 미등기 임원으로 임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진그룹은 “(주주연합은) 이 같은 수순으로 회사를 장악할 것이 뻔하다”며 “해외 금융⋅투기세력들이 기업 경영권을 침탈하는 과정도 이와 동일하게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연합은 ‘차익 실현’을 노리는 투기세력일 뿐 국내 기업의 중장기적 발전과 사회적 가치의 추구라고 볼 수 없다”며 “차익만을 노린 사모펀드 등의 경영권 위협은 한진그룹의 중장기적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진그룹은 또, 주주연합이 제안한 ‘이사자격 조항신설’은 꼼수라고 지적했다. 조 전 부사장 복귀 위한 밑그림이라는 게 한진그룹 측의 주장이다. 앞서 주주연합이 주주 제안한 ‘이사의 자격 조항 신설’에 포함된 결격 사유가 조 전 부사장을 교묘하게 피해 가서다.

주주연합이 제안한 ‘이사의 자격 조항 신설’을 보면, 회사·계열사 관련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 선고가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경우나 법령상 결격 사유가 있는 경우 이사회 이사로 선출할 수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 전 부사장은 항공보안법, 관세법, 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과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바 있어 해당 사항이 없다.


◇ 한진 노조 이어 전직임원회 “조원태 회장지지”…조 회장 쪽으로 승세 기울어


양측의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진그룹 전직임원회는 조원태 회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앞서 17일에는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3사 노동조합이 주주연합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전직임원회는 다음날인 21일 성명서를 내고 “조 회장을 지지한다”며 “국가 기간 산업인 항공운송업에 평생을 바친 일원으로서 한진그룹은 물론 국가 경제의 건전한 발전과 미래를 위해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임원회는 “주주연합은 (한진그룹) 경영권을 흔들려는 전형적 투기세력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야합'”이라며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한 인적 구조조정 등 쥐어짜기식 경영을 단행할 것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조원태 회장 중심 현 경영진에 대해선 ‘최고의 경험 축적 및 노하우를 겸비한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임원회는 “전문성을 지닌 현 경영진 외 문외한인 다른 외부 인사로 대체하는 것은 불가하다”고 전했다. 앞서 주주연합은 한진칼 사내외 후보로 김신배 포스코 의장을 제안한 바 있다.

조원태 회장 쪽으로 승세가 기운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재 양측의 지분 격차가 1.47%p(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소액주주들의 역할이 승패를 가름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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